안녕하세요,인사가 늦었네요. 저는 올해 2월부터 인권운동사랑방에서 연대활동을 하고 있는 자원활동가 재훈입니다! 사랑방에서 연대활동을 시작한 지 갓 6개월이 조금 넘은 초보(?)활동가랍니다.
사랑방 문을 두드리게 된 계기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일반인 희생자 그리고 아직도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미수습자 아홉 명의 희생자 가족들이 겪고 있는 슬픔과 아픔에 공감하고 연대하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사랑방에서 세월호 관련 연대활동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던 차에 민선 씨 소개로 세월호인권실태조사단 일원이 되어 활동하기로 마음다짐을 했습니다. 지난 3월에 비단원고 유가족 분들과의 인터뷰에 참여하면서 더욱더 유가족들의 슬픔에 공감하게 되었고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밝혀지는 그 날이 올 때까지 연대하기로 다시 한 번 마음속으로 약속했습니다.
비단원고 유가족들은 가족을 잃은 슬픔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피해자를 바라보는 차별적인 시선과 사회적인 관심 소홀로 이중 삼중으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참사 피해자에 대한 정부 지원 정책도 피해자들의 각기 다른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천편일률적으로 규정을 만들어 놓고, 피해자들에게 차별적인 기준을 적용하는 등 국가는 참사의 구조 과정에서나 지원 과정에서 참사의 책임 주체로서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또한, 국가는 유가족들의 슬픔을 위로하기는커녕 추모와 애도할 권리를 억압하고 감시 논리를 강화하여 유가족들과 시민들을 사찰하는 등 뻔뻔한 모습도 보였습니다. 자식 잃은 슬픔마저 단원고 학생 유가족들의 슬픔과 비교해 가면서 슬픔에 층위를 나누려고 하는 분별없는 언론과 사람들의 시선들이 더욱더 비단원고 유가족들이 슬픔을 드러내지 못하고 마음속으로 눈물을 삼키고 있는 걸 보았습니다. 유가족들은 한결같이 내 자식들이 왜 배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차디찬 주검이 되었는지, 왜 국가는 구조할 수 있었는데도 방관만 했는지, 참사의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지길 간절히 바랐습니다.
그렇습니다. 참사로 가족을 잃은 슬픔에는 결코 층위가 있을 수 없습니다. 슬픔의 무게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어느 누구에게나 무겁다는 걸 알았습니다. 세월호 이야기를 꺼내면 얼굴을 붉히고 손사래를 치면서 이제는 그만큼 애도하고 추모했으면 됐다고 하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아직도 참사의 진실이 밝혀진 게 하나도 없는데, 아직도 참사로 고통 받는 유가족들과 미수습 희생자 가족들이 팽목항을 떠나지 못한 채 애타게 가족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도 참사의 악몽으로 일상마저 포기한 채 참사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단원고 학생들과 일반인 생존자들, 그리고 구조 과정에서 몸과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드러내는 것조차 미안하다며 애써 고통을 감내하는 화물기사와 잠수사들이 우리 곁에 있는데, 아직도 들려줄 이야기가 많이 남아 있는데, 아직도 우리가 모두 짊어지고 갈 슬픔들이 그대로인데...제발 부탁합니다. 이제는 그만 됐다고, 그만하라고 하지 말아 주세요. 슬픔을 타자화하지 말아 주세요. 이는 우리가 모두 겪어내야 하고 이겨내야 할 아픔이라는 걸 기억해 주세요! 슬픔에 공감하고 연대해 주세요!
저는 현재 416진실모티터단에서 모니터단 1기 단원으로 참여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모니터단의 주요 활동은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전체 회의 모니터링과 언론사들이 기사화하는 세월호 관련 소식들을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진상조사 방해와 쓰레기 시행령으로 특조위의 진상규명 업무 범위가 축소되고 진상규명의 대상이 되어야 할 정부 주체가 진상규명 업무를 맡는 등 특조위가 출범하기까지 수많은 진통이 있었지만 그래도 이러한 어려움에도 특조위가 파행 없이 진상규명 업무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회의를 방청하며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론사들이 왜곡 없이 세월호 소식을 진실되게 보도하는지 감시자의 눈으로 살펴보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밝혀질 그 날을 기다리며 지속해서 활동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제가 단톡방으로 뜬금없이(?) 불쑥 세월호 일일기사를 공유해서 올리더라도 그냥 훑어보지 마시고 관심 있게 읽어 주세요, 그리고 여러 사람과 공유해 주세요^^; 416연대 사이트도 한번 방문해주시고요! 여러분들 또한 감시자의 눈으로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밝혀질 그 날이 올 때까지 진실모니터링을 함께해 주세요.
두서없이 주저리주저리 제 이야기를 한 것 같아요. 저는 그래요. 소심하고 주뼛주뼛해 무엇하나 자발적으로 나서서 한 적이 드물었어요. 말주변도 없어서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서 길을 물어보는 것조차 저에게는 마음속으로 몇 번씩이나 다짐을 하고 나서야 기껏 떠듬떠듬 말하는 게 전부였죠. 이렇게 소심하고 말주변이 없는 저였지만, 연대하려는 마음 앞에서는 소심하고 말주변이 없다는 게 콤플렉스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어요. 떨리는 목소리로, 쿵쾅쿵쾅 뛰는 심장박동 소리가 제 몸을 얼어붙게 할지라도, 슬픔에 공감하고 연대하려는 마음은 결코 막을 수 없다는 걸 알아요. 혹시 주위에 저처럼 소심하고 말주변이 없어서 연대하고 싶으나 주저하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저를 보세요. 연대는 소심하고 말주변이 없어도 공감하고 연대하려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걸요! 우리 광화문 광장에서 다시 만나요!
P.S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연대활동을 많이 하지 못했지만 사이버사찰 금지법 입법청원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준 은아 씨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 당시에, 너무 긴장해서 입법 청원 취지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는데도 입법 취지에 공감해 주시고 자발적으로 서명에 참여해 주신 여러분들께도 이 자리를 빌려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사랑방 식구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