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한 달 내내, 작년 사랑방 활동들을 평가하고 열심히 돌아봤습니다. 월담, 임금팀, 분단팀, 여러 연대활동까지. 그렇게 열심히 회의하고 평가를 공유했기 때문에 2016년 1/4분기 총회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아무리 대용 활동가의 입방인터뷰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저녁도 먹지 못한 채 오전 11시부터 밤 10시까지 총회를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총회를 마치고 뒤풀이 하러 내려가면서 다들 이렇게 긴 총회 참 오랜만이라며 서로를 위로했습니다.
대체 11시간 동안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간략하게 전해드릴게요. 먼저 사랑방이 2013년에 새로운 운동전략을 세우면서 시작한 안산의 반월시화공단 노동자 조직화 활동인 월담을 더욱 잘해보기로 했습니다. 사실 작년에도 매주 4~5명의 활동가들이 안산을 오가며 열심히 활동을 했습니다. 그런데 여러 회의참석과 선전, 문화제 등을 활동가들이 분담하며 각자 안산을 오가기 바빴던 게 아닌가 하는 평가를 나누었습니다. 몸은 바삐 움직이지만 월담 활동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갈지, 사랑방의 운동전략 속에서 핵심적인 활동으로 기획하며 시작한 월담에서 사랑방은 무엇을 배우고 실험할 수 있을지를 잘 고민하지 못했다는 평가였습니다. 다른 단체들과 함께하는 월담 활동도 다른 돌파구를 찾아내지 못하면 기존 사업들에 안주하게 되거나 전망을 찾을 수 없다는 위기감도 어느 정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2016년에는 안산에서 월담 활동가들이 매주 회의하고 논의하는 자리를 가져가려고 합니다. 기존 활동에 연대하는 활동과 달리 조직화 활동이 가져가야 하는 활동의 안정성, 지속성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인권오름이 올해 발행 10년째를 맞이합니다. 인권운동사랑방을 널리 알렸던 팩스 신문 인권하루소식이 3000호로 종간을 하고 변화된 매체 환경에 맞춰 온라인 주간인권신문으로 2006년부터 발행을 시작했습니다. 인권하루소식에서는 미처 담기 어려웠던 심층 기사나 정책 기사들을 싣고자 했고, 무엇보다도 인권교육센터 들, 인권연구소 창과 함께 발행하는 공동매체로서 인권오름이 자기 역할을 해왔습니다. 정기기사 꼭지를 통해서 다른 인권단체들과 인연을 맺어오기도 했고요. 하지만 지난 10년여 동안 변화된 매체 환경에서 속에서 인권오름의 기사기획력이 점점 떨어지고 공동매체로서의 역할도 약화되고 있다는 진단은 계속 있어왔습니다. 올해는 인권오름에 대한 평가를 들, 창과 함께 진행하면서 온라인 인권매체로서 인권오름에 대한 평가와 전망 논의를 가져가려고 합니다. 이는 사랑방에게 인권오름에만 한정된 평가나 고민이 아닌 사랑방 활동을 어떻게 하면 잘 알려내고 소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인권운동사랑방의 새로운 운동전략은 지금 어디에 놓여있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평가입니다. 월담 활동을 시작하고 조직체계를 개편하도록 했던 ‘대중의 힘을 변혁적으로 조직하자’는 사랑방의 운동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해서 필요한 고민과 논의를 자꾸 우리에게 되묻게 되는 것입니다. 작년에는 이슈페이퍼 발행을 통해서 우리가 바꿔내고자 하는 이 세상에 대해 좀 더 분석하고 어떤 구체적인 전망이 필요한지 가늠해보자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작업이 역량의 부족과 함께 활동가들의 논의와 고민을 이끌어내는 데 그리 적절한 방식이 아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막연하지만 사랑방은 ‘함께 토론하고 함께 행동하는 활동가조직’이라는 정체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상임활동가, 돋움활동가, 자원활동가까지 다양한 조건에 있지만 인권운동 지향을 가지는 활동가들이 늘 북적이며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그렇게 운동의 활력을 이어왔습니다. 사랑방의 운동전략이 바로 그런 활동가조직 문화 속에서 충분히 이야기되고 논의될 방안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당장 매주 진행하는 상임활동가 회의부터 활동을 평가받고 지적받는 자리가 아닌 고민을 함께 나누고 활동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자리로 만들어가자는 결의(?)를 했습니다.
내년 이맘때는 이런 계획들이 계획한 만큼 뿌듯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