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는 “내 인생의 여행”을 아그대다그대 이야기합니다.
난 "내 인생의 **"이 잘 없어서 큰일이다.
앞으로 많은 아그대다그대들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
내 인생의 여행이라......
혼자 떠나 온갖 궁상을 떨었던 동해여행?
두 달 동안 숲 속 통나무집에서 살았던 미국 보이스카우트 International Camp Staff의 경험?
뭐 그 외에도 기타 등등.
나는야
이 세상을 잠시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라네~♬ (아해)
여행을 하고 싶은 마음은 큰데,
현실에서는 그렇지를 못하다.
수없이 세웠던 지리산 여행 계획은 오늘날까지 꽝났다.
지난해 분명 남미 여행 갈 수라고 했지만,
남미 대신에 감옥으로 가고,
남미 여행은 기어이 날라 갔다.
여행은 아마도 내 인생에서는 아마도 꿈만으로 남을지 모른다.
그래도 여행 계획만은 계속 세우려 한다.
그것마저 없으면 너무 비참할 것 같아서. (래군)
대학 졸업을 앞두고
여자 동기들끼리 뭉쳐 떠났던 남도여행.
대숲을 지나 산마루 넘으며,
남은 20대의 불안을 떨치려 목이 터져라 노랠 불렀지.
"나이 서른에 우린 어디에 있을까...
나이 서른에 우린 무엇을 사랑하게 될까♬"
십년이 훌쩍 지난 최근,
혼자 여행길 나서 광막한 공간 속에 나를 던지니
이젠 남은 30대의 불안과 휘청거림조차
소중하게 껴안게 되더라. (개굴)
서른을 넘기고도
단 한번도 혼자서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내가
왠지 부끄러웠어.
드디어 작년에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떠났지.
강원도 선자령으로.
비록 당일치기였지만
내 딴엔 아주 큰 맘을 먹었더랬어.
미류가 찾아 준 대관령행 버스 시간만 외운 채,
아무 준비 없이 훌적 떠난 여행.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물 한 통,
선자령 초입에서 옥수수 3개 달랑 사서
인적 드문 평일 선자령을 올랐어.
안개가 자욱한 것이 몽환적이기도 하고,
등골이 시리기도 했지만,
약해지는 마음 다독이며 한발 한발 걸어,
드디어 시야가 확 트인 푸르디 푸른,
인간의 소리라고는 내 숨소리밖에 없는,
선자령의 평원에 도착했을 때 그 기분이란...
인생의 한 고비를 넘긴 것 같은 기분이었어.
하지만 그 해방감도 잠시...
내려올 땐, 안개 속에 길을 잃고 공포에 온몸을 떨며,
다시는 혼자 산에는 오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산 속을 헤맸다는...
아찔한 추억~ (시소)
대학입시를 끝낸 고3 겨울방학,
그 억압의 시간들을 보상이나 받으려는 듯 낯선 전라도로 혼자 떠난 일주일 여행.
땅끝부터 보길도, 강진, 변산, 광주, 여수, 남해로 버스를 타고,
걷기도 하면서..
내가 그동안 몰랐지만,
계속 거기 있어왔던 길과 하늘과 나무와 섬과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신기하고 재밌었다. (명수)
여전히 진행 중인 섬 프로젝트가 있다.
배가 뜨지 못해 혼자 낯선 동네에서 잠을 청한 이튿날,
위를 채운 음식물들이 뇌이랑을 타고 모두 쏟아져내리기 직전,
섬에 발을 딛었다.
겨울의 울릉도.
섬의 구석구석을 발로 꾹꾹 만지며 때로는 바다와,
때로는 무거운 하늘과 만나는 시간들.
눈덮힌 산길에서 네발짐승의 발자국을 쫓다가
벼랑 아래로 내려가버린 발자국에 흠칫 놀라기도 했고
쏟아지는 햇살에 투명해져버린 눈쌓인 성인봉에서
흔적없는 섬백리향을 그리워하기도 했다.
그렇게 섬에서 나는 생명을 만난다.
들숨과 날숨, 밀물과 썰물, 부풀어오르고 기우는 것들.
두번째 프로젝트였던 선유도에서
아빠의 간암 진단 소식을 듣고
아직 세번째 섬에 오르지 못했다. (미류)
사랑방에 들어오기 전에는
내가 쫌 홀리(holy)한 생활을 했다우.
그래서 뭔가 선택의 기로에 있을 때면
기도로 응답을 기다리곤 했지.
사랑방에서 활동을 시작할 것인가 말것인가를 결정할 때도 마찬가지였다우.
그래서 태백에 있는 '예수원'이라는 곳에 갔었는데,
그곳은 <2박3일만 묵을 수 있고, 숙박은 모두 무료.
종교 상관 없음.
예배도 자율적으로 참여가능.
노동으로 봉사하는 걸 지향하지만
그것도 선택>이었다우.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네.
그때가 20대 후반이었는데,
거기서 나와 같은 또래의 여성들이
인생의 한 고개를 넘고, 또 다른 고개를 넘기 위해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걸 보고
나만 이렇게 혼란스러운 게 아니구나 위로하며,
힘을 받기도 했다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가 처음으로 혼자하는 여행이기도 했고,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여행이기도 해서
더 기억에 남는다우.
근데 그때 무슨 마음으로 결심을 했던거지?
히히히 (씩씩마녀)
암울하던 고2
겨울방학 때 그녀석과 훌쩍 떠났던 영덕 바다.
그 바다는 아직도 우릴 기억하고 있을까?
중국여행 중 71시간 동안 내리 탔던 기차 안에서
우연히 딱! 마주쳤던 그 친구.
잘 지내고 있을까?
송광사에서 선암사 넘어가는 산속 길목에서 만난 반가운 보리밥집.
아~
다시 먹고 싶다!
34시간 동안 가는 기차 안에서
무려 14시간 동안 입석으로 서서 가면서
본 끝없이 노란 유채꽃밭.
그 꽃은 올해도 피었을까?
그리고...
여행에 함께 한,
여행에서 만난 사람, 사람들...
여행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들.
또다시 그들을 만나고 싶다. (씨진)
낯선 장소를 좋아함에도 여행을 즐기지 않았는데
그건 통제할 수 없는 환경에 나를 내놓는 것이 두려워서였다.
하지만
이젠 여유가 되는대로 여행을 다니며
한가로움을 즐겨보고 싶네. (유성)
가출해서
대천바다에서 저녁으로 새우깡 먹으며 날새다
추워서 집에 왔다.
대학다닐까 말까 고민하다
1학년 2학기 등록금 갖고 혼자 남도로 떠났다.
목포 유달산 갔다가 배타고 제주로 가는데
배에서 더 멀리 바다 보려고 제일 놓은 곳에 기어오르다
선장아저씨한테 혼났다.
제주도 한라산 등정하고
바닷가에서 낙지에 한라소주 먹었다.
제주대학애들은 뭐하고 사나 슬슬 연극패가서 연습하는거 구경하다
친구 하나 만들어 그 집 가서 잤다.
일주일 싸돌아 다니다
생애 처음 대한항공 비행기 타고 집에 왔다.
여승무원 앞에서 토했다.
미안하더군.
다음해 여름 지리산 종주 한다는 동기를 서울역까지 바래다준다고 따라 갔다가
유혹에 빠져 샌달 신고 마바지 입고 지리산 종주했다.
장마철에는 마옷이 골치다.
무거워서 혼났다.
산에 빠져들기 시작해서 친구들과 가기로 한 소백산.
알바 10시 끝내고 혼자 산 밑에 텐트치고 있을 친구들 찾아 나섰다.
자정 넘어서도
그들을 찾지 못하고(폰 없던 시절) 혼자 야간산행 시작.
가방에는 생쌀 한 줌 있었다.
산 어둠이 무서워서 맥가이버 칼 펴서 손에 쥐고 혼자 심장 고동 들어가며 산길 올랐다.
새파랗게 새벽이 오더군.
산 정상에서 한 숨 자고 하산하는데
친구들을 만났다. "야. 너 언제왔어?"
못된것들!!
지들끼리 삽겹살 구워먹어서
얼굴이 터질것 같더라.
회사 들어가서 첫 휴가를 강원도로 갔다.
영월을 돌고 돌아 치악산에 정착.
고지 30 분을 남기고 내려왔다.
혼자 다니기를 여러번 반복해서인가 직감을 믿는다.
감이 안 좋으면 미련 없이 방향을 튼다.
내 인생의 여행.
별거 없다.
여차하면 사과박스 안에 계절별로 준비해 놓은 장비 들고 떠나면 되니까.
근데
다음 여행은 한 1년 정도준비해서 갈 작정이다.
멀고 긴 여행이 될테니까... (일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