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권은 장애인에게 꼭 필요한 ‘권리’-‘시혜’ 아니다
10일 3시, 명동성당-탑골공원 ‘함께걸음 시민대행진’
장애인의 자유로운 이동을 가로막는 사회환경의 현주소를 되짚어 보는 ‘함께걸음 시민대행진’이 오는 9월 10일 명동성당, 탑골공원 등에서 열린다. 시민대행진은 84년 9월 건너갈 수 없는 횡단보도, 들어갈 수 없는 식당과 화장실 등의 턱을 없애달라며 자살한 김순석 씨, 92년 3월 뇌성마비 장애인이며 시인인 백원욱 씨가 모교인 강남대에서 휠체어를 타고 내려오다 운동장에 떨어져 죽은 사례 등에서 보듯이 장애인이 이동할 수 있는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비장애인과 공유할 것을 목적으로 열린다.
김성재 함께걸음 시민대행진 조직위원장(46,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이사장)은 “1회 시민대행진에서 휠체어 체험을 통해 사회교통시설이 얼마나 장애인에게 불편하게 되어있는가를 경험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2차 시민대행진은 휠체어 타기 외에도 안대로 눈을 가리는 장애체험을 추가하여 편의시설 설치의 필요성을 공감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목적을 밝혔다. 김 조직위원장은 또 “장애인이 사회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시혜가 아니라 장애인이 인간답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권리”라고 주장하고, ‘편의시설 설치에 관한 법률’의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무총리, 사회단체 대표들의 연설 등으로 시민대행진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가 10일(토) 오후 3시 명동성당에서 열리고, 이어 3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 일반인이 안대를 눈을 가리거나 2백여 대의 휠체어를 타고 탑골공원까지 이동하게 된다. 이 장애체험은 이번 시민대행진의 핵심으로 일반시민, 장애인, 정책결정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사회 저명인사 등이 참가하게 된다. 또 4시30분부터 탑골공원에서 진행되는 셋째마당은 일반시민, 장애인, 사회저명인사의 장애체험 소감, 경험담을 발표하고 국내와 국외에 편의시설을 비교하는 사진전도 함께 열릴 예정이다(연락처 521-53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