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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김성철씨 자살사건을 계기로 본 경교대

"아직도 경교대는 원시적 군대"


교도소의 경비교도대가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이로 인해 실제 경비교도대원으로 군 복무를 대신하는 이들이 정신적인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비교도대(경교대)는 지난 81년 4월13일 '교정시설경비교도대설치법(경교대법)'이 발효되면서 전국의 교도소와 구치소등지에 설치되었다. 대략 전체 인원은 6천명으로 추산된다.

경교대가 설치된 계기는 광주민중항쟁시 시위군중들이 광주교도소를 습격하였던 것에서 비롯된다. 경교대법 제1조에서는 교정시설에 대한 "경비임무와 무장공비 등의 침투거부 등 작전임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법무부 장관 소속하에" 설치, 운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교도관 대신하는 경교대

하지만, 교도소나 구치소 등지에 배치된 경교대원들이 하는 일은 매우 많다. 면회 접수, 수형자 계호에서부터 타격대 역할까지 담당한다. 즉, 모자라는 교도관 인원을 경교대의 인력을 활용하여 메꾸는 식이다. 이는 마치
전경이 시위진압에 동원되는 것과 같이 법률에서 규정된 임무 외에 활용되는 것이다.

경교대의 소대장이상의 간부들은 교도관 중에서 임명되나, 이들을 직접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거의 고참들이 맡게 된다. 이로써 고참과 하급자 사이에 수직적인 인간관계가 가능하여, 일반 군대에서는 이미 사라진 구타와 고참들의 횡포가 아직도 횡행하고 있다. 수교(군대로는 병장)가 내무반장을 맡는데, 이들의 권한은 거의 절대적이고, 상교(상병) 고참이 군기기수를 담당하여 수교의 수임사항을 착실히 이행한다.


고참이 지배하는 내무생활

작년말에 ㄷ교도소에서 제대한 한아무개 씨(30, ㅈ투자 근무)는 "어떤 날은 수교가 새벽 4시에 술먹고 들어와서 집합을 시켜놓고 치약 뚜껑 위에 원산폭격 등을 시켰다. 고참들의 폭력은 아직도 다반사로 일어난다. 하지만 이런 폭력도 문제지만 거의 하급자를 자신의 종처럼 대하는 인격모독은 더 참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교도소장을 하얀집(감옥)의 왕이라고 하면 수교는 하얀집의 작은 왕"이라고 말했다.

이런 말은 지난해 10월에 안동교도소에서 사망한 최태호 씨나 이번에 자살한 김성철 씨가 평소 구타를 호소했다는 점을 반증해 준다. 아직도 기수집합이나 조(군대로는 분대) 집합, 중대집합 등이 횡행하고 있고, 이런 집합을 통해 소위 '군기교육'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들이 외부진료를 받는 것도 무척 힘들다.

ㄱ교도소에서 올 초에 제대한 이아무개(25, 서울대 학생)씨는 "경교대가 아프면 일반적으로 수형자들과 동일한 과정의 치료를 받는다. 일반적으로 교도소에서 죽을 정도가 아니면 외부 진료를 보내주는 걸 봤는가?"고 되묻는다.


교도소 비리에 노출

이런 경교대들은 교도소내의 비리에도 노출되어 있다. 한 교도소에서 30개월의 복무를 하게 되어 고참 정도되면 교도소의 구조와 인간관계도 확실하게 꿰게 된다. 경교대 중에서 영치물 차입 담당, 매점병을 특수보직이라고 한다. 이는 그만큼 생기는 게 많다는 얘기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담배장사 정도는 공공연하게 했다고 한다.

양심선언 군·경 대책위원회 간사인 김영환(30)씨는 "전경과 경교대는 군인으로 복무하기 위해 입대한 이들을 자의적으로 차출하는데 문제가 있다"며 근본적인 개선책을 촉구했다.

13일 오전에 벽제화장터에서 한줌의 재로 사라졌을 김성철 씨는 죽기 전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래도 훈련소 생활이 행복했습니다. 이곳 교도대 생활은 원시적 군대이며 온갖 구타와 비리의 온상"이라고 고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