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법 실형 선고, 상고 포기
서울지법 형사항소3부(재판장 이우근 부장판사)는 3일 국가보안법(찬양, 고무 등) 위반 혐의로 파기환송돼 징역5년에 자격정지5년이 구형된 민주당 이부영 최고위원에 대해 징역1년에 집행유예2년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이의원은 상고를 하지 않을 경우 “금고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는 선거법 12조에 따라 국회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피고인이 국가보안법, 집시법, 정간물등록에 관한 법, 노동쟁의조정법 위반죄로 기소돼 이중 노동쟁의조정법 위반 부분에 대해서만 무죄를 선고받았을 뿐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만큼 노동쟁의조정법 위반 이외의 혐의에 대해서는 재판부가 심리할 수 없다”고 전제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이 통일원이나 대한적십자사에 사실조회를 의뢰, 새로운 증거를 확보, 제출하고자 했으나 이 기관에서 제출한 증거가 피고인의 혐의를 뒤집을 만한 새로운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워 대법원의 판단을 따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1년여 동안 복역한 점과 국회의원의 빡빡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성실하게 재판에 임하는 등을 감안, 원심의 자격정지 부분을 파기하고 징역1년에 집행유예2년을 선고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재판정에는 민주당 홍영기, 이기택, 박계동, 류인태 의원 등 국회의원 10여명이 참석, 재판을 방청했다.
이의원은 이날 오전12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상고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의원은 “이미 대법원에서 유죄를 선고 받은바 있고, 이번 재판부의 판결을 겸허히 수용해 항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에 당당히 사면복권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의원은 “재야인사인 김근태, 장기표 씨 등은 물론 부정비리관련자에 대해서도 사면복권이 이루어진 만큼 본인을 사면복권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정식으로 사면복권을 요구했다. 또 이의원은 “사면복권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는 정치보복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이날 논평을 내고 “김영삼 대통령은 하루속히 낡은 냉전 시대의 산물인 국가보안법을 철폐함과 아울러 빠른 시일내에 이부영 의원을 사면복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의원은 전민련 의장으로 재임하던 지난 89년 범민족대회 추진, 현대중공업 노사분규 개입, <전민련 신문> 발행 등의 활동 때문에 국가보안법, 노동쟁의조정법, 정기간행물 등록 위반으로 징역1년 자격정지 1년을 받은 바 있다. 이후 14대총선에 출마,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93년 대법원 상고심에서 국가보안법 등 위반혐의는 유죄로 인정되고 노동쟁의조정법에 대해서는 무죄추정취지로 파기환송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