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사회단체, 국보법 철폐 등 8.15행사 다양
오는 15일 51주년 광복절을 맞아, 인권·사회단체들은 양심수 사면·복권과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대대적인 행사를 갖는다.
이들 단체들은 비록 같은 날, 하나의 행사를 치루는 것은 아니지만 전두환·노태우 정권에 대한 심판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지금, 군사정권의 불법성을 외치며 구속되었던 양심수들의 석방과 그 정권을 지키기 위해 남용되었던 국보법 철폐에 대해서만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문민정부라고 자처하는 김영삼 정권마저도 군사정권과 같은 논리로 구속자를 양산하고 있는 데 대한 강력한 항의의 뜻도 포함하고 있다.
국보법 철폐주간 설정
지난 5일부터 ‘국가보안법 철폐투쟁 주간’을 설정해 국보법 폐지 공청회와 선전전을 하고 있는 「민중운동탄압 분쇄와 민주기본권 쟁취를 위한 범국민대책회의」(공동대표 백기완 등, 민운탄)는 이번 행사가 ‘김영삼 정권에 대한 투쟁의 포문을 연 것’이라고 말했다.
민운탄 김혜련(국보법 철폐 소위 위원장) 씨는 “4·11 총선 이후 국보법 구속자가 더욱 증가하고, 영화로도 제작된 소설 『태백산맥』에 대해 이적성을 문제삼는 것은 민민운동 진영의 통일운동을 사전에 막기위한 의도”라며 “김영삼 정권이 과거 군사정권과 마찬가지로 냉전정책을 유지하고 있는데, 더이상 민민운동 진영에서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7일 민운탄은 39년 동안 독방에서 지내고 있는 우용각(68) 씨등 장기수와 조직사건 구속자들에 대한 사진과 자료를 전시할 예정이며, 9일에는 신촌 그레이스 백화점 앞에서 국보법 철폐 거리문화 공연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8․15 사면 기대
또한 지난해에도 양심수 석방을 위한 캠페인을 전개했던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상임의장 정양엽, 민가협).「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회장 최영도) 등 인권.사회단체는 올해에도 8일부터 10일까지 3일동안 캠페인을 명동성당에서 벌인다.
남규선(민가협) 총무는 “현 정권이 진정한 역사 바로 세우기를 원한다면 양심수와 장기수를 석방해야 할 것”이라며 “계속적으로 국보법 구속자가 늘어나는 상황이지만, 이번 8·15 사면이 기대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양심수 석방 캠페인의 하나로 8일 오전에는 양심수의 고난에 동참한다는 의미로 실제크기의 모형 감옥을 만들어 ‘하루 감옥 체험’이 마련된다. 그밖에도 시민가요제, 양심수 석방을 염원하는 가수들과 함께하는 자리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박노해 씨등 13명 사면청원
한편, 천주교인권위(대표 김승훈)는 8.15를 맞아 양심수의 사면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대통령 앞으로 보내기도 했다.
천주교인권위는 지난 달 19일 박노해(40) 씨와 공안기관에 의해 조작된 간첩인 이헌치(43), 손유형(66) 씨등 13명에 대한 특별 사면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보내, 법무부로부터 전향적인 검토를 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사무차장 오창익 씨는 “법무부가 청원에 대해 검토를 하겠다고 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올 경우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석가탄신일 특사에는 단 1명의 양심수도 석방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