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사회단체 등 각계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신한국당이 마침내 국가보안법 7조와 10조에 대한 대공수사권 부활을 골자로 하는 안기부법 개정안을 11일 국회에 상정했다. 이 속에서 천주교계가 안기부법 개정에 대한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나섰다.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대표 장용주, 문규현) 소속 4백52명의 사제들은 12일 성명을 발표해 “정부가 안기부법을 개정하려는 데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사제단은 이날 성명서를 다음주간 각 천주교 본당에서 신자들에게 배포하기로 했으며, 국회의원들에게도 이같은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사제단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정부가 안기부 권한 확대를 주장하는 것은 조직이기주의의 발상이거나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국조성 여건에 필요한 통제수단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인권탄압을 걱정케 하는 안기부법 개정의도를 즉시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사제단은 “안기부법 개악 철회를 위해 양심적 인사 및 사회․시민단체들과 계속 연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통일시대국민회의(상임대표 김상근 등)도 12일 성명을 발표해 “신한국당이 국민여론의 반대가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법개정을 강행하려는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안기부법 개정 국회상정안을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안기부의 수사권 남용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김형찬(26) 씨 사건과 관련해 경기동부지역 대학생 13명이 11일 새정치국민회의 당사에서 농성을 준비하던중 전원 경찰에 연행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모두 불구속 입건처리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