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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이 땅에 강한 불신 생겨”

민가협 목요집회, 조작간첩 폭로


대선이 불과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간첩’ 사건에 대한 우려가 또다시 고개를 내밀고 있다.

9일 오후 2시 탑골공원에서 열린 민가협 목요집회에서는 최근 터진 부산 동아대 ‘자주대오’ 간첩사건과 93년 간첩조작사건으로 구속, 지난 9월 30일 만기출소한 김삼석 씨 이야기등 간첩사건에 대한 보고가 중심을 이루었다.

동아대 사건과 관련, 이름을 밝히길 꺼려한 어느 한 직장인(수배자 가족)은 “동아대 사건을 발표하면서 1천만원을 받고, 노동당원으로 가입했다고 증거를 대지만, 모두 자술서일뿐 증거는 없다”며 사건이 조작되었음을 강조했다. 또 동생을 비롯해 함께 구속된 12명 모두 4박5일동안 일본 여행을 다녀온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맨 처음 구속된 학생이 어쩔 수 없이 간첩혐의를 인정한 뒤 줄줄이 학생들이 엮어지기 시작했는데, 다들 대공분실에만 들어가면 ‘전 간첩입니다’고 자술서를 쓰게된다”며 이번 사건은 온갖 협박과 강압수사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재삼 강조했다. 또 지금까지 자신은 이런 일과는 무관한 평범한 생활을 해왔는데, 이번 사건을 경험하면서 관계자 부모님들 모두 이 사회에 대한 강한 불신감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김삼석(34) 씨는 문민정부 출범 후 첫 조작간첩이 된 자신이 대전교도소를 출감하는 날 그날 바로 동아대사건이 터졌다면서, “김영삼 정부 5년 동안 4천여 명의 양심수들이 감옥을 드나들었고, 지금도 미행, 감시, 도청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정부는 국민들이 민주화운동, 통일운동에 관심을 못갖게하고 있다”면서 “이번 대선을 통해 심판하자”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이날 집회에서는 북한동포돕기 사업과 관련해 구속된 나창순(범민련 소속) 씨가 재판과정을 통해 자신이 안기부에서 물고문 등을 당했음을 밝혔다는 사실이 전해졌으며, 또 수입개방 반대활동을 벌여온 ‘전국농학계대표자협의회’가 지난 9월11일 이적단체로 몰려 송태경(서울농대 졸업) 씨등 11명이 구속된 사실 등이 보고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