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미특수강 노동자 44명이 지난 16일부터 16일째 집단단식을 벌이고 있다.
올 2월 창원특수강(포항제철 자회사)의 삼미특수강 인수과정에서 일터를 잃게 된 이들은 ‘위장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지난 3월 24일부터 7개월간 서울 상경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창원특수강 공장 앞에서 단식에 돌입하면서 장기기증까지 결의하는등 사실상 포철측에 최후통첩장을 보냈다.
또한 지난 9월 18일부터 관계당국과 포철 경영진, 삼미특수강 노조 등을 대상으로 진상조사를 벌여온 민변 등 20여 개 사회단체는 이번 사태를 ‘사실상의 위장정리해고’로 결론내리면서 “포철은 정상적인 영업인수 과정을 다시 밟아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관계를 성실히 승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용안정특별법 제정 촉구
진상조사단(공동위원장 박형규 목사)은 31일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포철의 행위는 현행 법률이 허용하지 않는 정리해고를 탈법적이고 기만적인 자산매매계약 방식을 통해 관철시키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동시에 “포철의 행위를 방치할 경우, 모든 사기업들이 포철식의 위장정리해고 방식을 모방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가 고용불안 해소를 위해 고용안정특별법 제정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당초 노동자들은 “포철과 경영진의 계약이 사실상의 ‘영업양도’에 해당한다”며 “노동자들도 포괄고용승계되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해 왔다. 또한 포철측의 거부로 고용승계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1천9백78명에 대한 채용약속부터 지켜 2백여 명을 조건없이 우선 채용하고, 고용승계의 논란은 그후 법적으로 다투자”고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포철측은 “계약상 근로자 승계를 않기로 명문화하는 등 ‘영업양도’가 아니라 ‘자산매매계약’에 불과하다”며 노동자들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포철은 인수계약에 앞서 삼미특수강 2천3백42명의 노동자 가운데 1천9백78명을 신규채용하겠다고 구두합의한 바 있으나, 실제 신규채용된 인원은 1천7백62명에 불과해, 5백80명의 노동자들이 직장을 잃은 상황이다<본지 5월 23일자 참조>.
창원지방세무서 “사실상 영업양도”
현 사태와 관련한 관계당국의 판단은 아직 제각각이다. 노동부는 현재까지도 명확한 판단을 유보하고 있으며, 재정경제원은 포철측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창원지방세무서측은 “사실상 포괄적 영업양도이며, 경영주체만 교체한 것에 불과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편, 공민배 창원시장과 김혁규 경남도지사는 10월 25일과 28일 각각 단식 농성장을 방문했으며, 김 지사는 “김만제 포철회장과 대화창구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청와대에 보고할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31일 진상조사결과를 발표한 사회단체들도 앞으로 각계인사 2천명 가량의 서명을 받고, 국회․청와대․대선후보 등에 사태 해결을 촉구하기로 하는 등 사태해결에 적극 나설 것임을 밝혔다.
인권하루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