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공약사항…설치 여부는 불확실
새 정부에서 '국민(국가)인권기구'가 설치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는 이미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지위를 갖는 '국가인권위원회'를 설치·운영하겠다"는 뜻을 선거공약으로 밝혔으며, 지난 12일 법무부는 법조계·학계·언론계 인사 30명 안팎으로 구성되는 검찰개혁위원회를 이달 중으로 구성해 '인권위원회'의 설치 문제 등을 다루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그동안 민간인권단체 등에서만 간헐적으로 주장해 온 국민인권기구 설치 문제가 정부 차원에서 공식 논의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민인권기구 또는 국민인권위원회에 대한 밑그림은 공개된 것이 없다. 지난 96년 국정감사 당시 법무부장관이 "97년말까지 '인권위원회'가 설치되도록 연구검토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지만, 법무부는 지금도 "연구검토중"이라고만 밝힐 뿐이다. 집권당이 된 새정치국민회의 역시 국가인권위원회 설치에 대한 계획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다만 '국가인권위원회'를 기존의 국가기구와는 독립된 별도기구로 설치하는 방안과 법무부 인권과를 확대개편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국민회의 천정배 의원측은 "국가인권위원회는 행정부가 아닌 국회의 통제를 받도록 해야 하며, 그 기능을 제대로 보장하기 위해선 각 지역위원회 등 방대한 기구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정부조직이 축소되는 시점에서 별도의 기구를 설치하는 것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천 의원측에 따르면, 현재 법무부쪽에선 법무부 인권과를 인권국으로 확대해 인권정책에 대한 실질적 기능을 부여하는 방안이 강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천 의원측은 "별도의 국가기구든 법무부 인권과의 확대든 국가인권정책을 총괄할 기구를 설치하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국민인권기구는 기존의 국가기구에서 감당하지 못한 △인권 관련 제도, 정책 연구 △인권 개선안 제안 △인권침해에 대한 조사와 구제 △인권교육과 홍보를 통한 인권의식 고취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기구로, 유엔인권위가 세계각국에 권고하고 있는 인권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