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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교도소장과 눈 마주친 죄

재소자 김 씨가 밝힌 징벌과정

97년 10월 23일 전주교도소장이 간부들과 함께 순시를 나왔다. 미결수들은 관행대로 5명이 한줄로 정좌하고 앉았으며, 잠시 후 김 씨는 순시하는 사람들이 갔는지를 보려고 돌아봤다가 교도소장과 눈이 마주쳤다.

이어 교도소장과 김 씨 간에 "너 뭐냐" "아닙니다"…"왜 그렇게 앉아 있나. 너 어디 아프냐" "체중이 나가다 보니 항문이 좋지 않습니다"는 문답이 오가다 김 씨는 교도소장 앞으로 불려나갔다. 이때 김 씨가 수감번호가 없는 재소자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본 교도소장은 "이 놈 봐라"며 욕을 했고, 그 순간 김 씨와 한방에 있던 재소자가 "소장님, 형님이 나이가 몇살인데 욕을 하십니까"라고 말하게 되었다.

이것이 빌미가 돼 김 씨를 비롯한 재소자 6명은 보안과로 끌려갔으며, 이후 김 씨는 팔, 팔목, 발목, 허리등을 수갑과 쇠사슬로 묶인채 0.79평 독방에 수감되었다. 이어 교도소측은 징계위원회를 통해 김 씨 등에게 2개월의 징벌 처분을 내렸다.

이후 김 씨는 51일간 쇠사슬로 묶인 채 밥을 먹고 옆으로 쭈그린 채 잠을 자야 했다. 성경책을 넣어달라는 요구도 거절당했고, 잠잘 때 외엔 담요 한장 받지 못했다. 겨드랑이와 사타구니에 상처가 있던 김 씨는 쇠사슬이 닿는 고통을 호소했지만 무시당했고, 담요 아래에 라면박스로 습기를 차단해 달라는 요청도 거절당했다.

전주교도소 내에선 지난해 10월 이후 쇠사슬로 묶인 채 징벌을 당한 재소자가 1백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