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현장을 취재 중이던 기자가 관리직원 등에 의해 집단폭행을 당했다. 그런데, 최근 도원동 철거폭력사건과 마찬가지로 이번 사건에서도 조직폭력배가 개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3일 밤 10시 30분경 은평구 청구성심병원(원장 김학중)에서 취재 중이던 매일노동뉴스 오재헌(38) 기자는 회사 관리직원과 정체불명의 남자에게 집단 폭행을 당해 강서성모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오 기자는 "당일 청구성심병원 노동조합 간부들이 현장순회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갔으며, 관리직원들이 노조원들의 현장순회를 막는 과정에서 벌어진 몸싸움을 취재하던 중 집단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오 기자는 상해진단 2주, 급성심근경색 2주 등 전치4주의 진단을 받았다.
이날 사건과 관련, 노조 지부장 이정미 씨는 "오 기자를 폭행한 사람은 관리직원 두 사람과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 남자 한 사람이었으며, 그 남자는 조직폭력배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지부장은 또 "당시 병원 내엔 조직폭력배로 추정되는 남자들이 10여 명 있었으며, 그들은 관리직원과 잘 아는 사이 같았다"고 말했다.
청구성심병원은 최근 임금체불과 노조탈퇴강요 문제로 노조원들과 마찰을 빚어 온 사업장이다. 이정미 지부장은 "회사측이 노조를 탈퇴하지 않으면 정리해고 1순위라고 협박하고 있으며, 도장을 임의로 만들어 노조탈퇴서에 찍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노총은 "오 기자에 대한 폭행은 병원측의 불법부당노동행위와 노조탄압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저지른 파렴치한 행위"라고 비난하며, "불법·부당노동행위와 기자 폭행을 저지른 청구성심병원장을 즉각 구속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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