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결핵병원 민간위탁 철회 촉구
지난 1월 30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는 결핵환자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국립목포결핵병원의 민간위탁 반대와 국민건강권 보장을 촉구하는 시위였다.
오전 7시경 목포결핵병원을 출발해 낮 12시경 서울에 도착한 40여명의 결핵환자들은 김밥과 차가운 음료만으로 요기를 한 뒤 곧바로 가두시위에 나섰다. 흰 환자복의 결핵환자들과 흰 가운을 입은 보건의료계 관계자 등 2백여 명의 참가자들은 광화문빌딩 앞에서 경복궁까지 행진을 벌였다. 불과 1km도 안 되는 거리였지만 결핵환자들에겐 결코 쉽지 않은 행진이었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 때문에 중간 중간 쉬어가기도 했고, 전투경찰들과의 힘겨운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복궁 앞에서 마무리집회를 가진데 이어 환자들은 청와대 면담을 요구하며 청와대 진출을 시도했지만, 전투경찰의 벽에 막혀 되돌아서고 말았다.
이날 상경한 환자 가운데엔 약제내성(약으로는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에 걸린 박원용(목포결핵병원 환자비상대책위 홍보부장) 씨를 비롯해 중환자병동에 입원중인 환자도 6명이나 포함되어 있었다. 배상훈 환자비상대책위 위원장은 “환자들이 집회를 마친 뒤 구토하거나 탈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목포결핵병원 환자들이 대거 상경투쟁을 벌인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두 번째. 벌써 3백40여 일째 결핵병원 민간위탁 반대투쟁을 벌이고 있지만, 지난 연말 정기국회는 올 하반기부터 병원을 민간위탁하기로 결정하고 말았다. 배상훈 위원장은 “환자들 가운데엔 ‘왜 사람들이 분신했는지 이유를 알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소개하며 “환자들이 상당히 격앙되어 있다”고 말했다.
30일 투쟁을 마치고 목포로 내려간 결핵환자들은 이날 투쟁에 상당히 고무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투쟁기금이 부족한 환자들로서는 이후의 투쟁을 다시 준비하기조차 버거운 형편이다. 배 위원장은 “투쟁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공공근로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쟁지원금 구좌: 국민은행 배상훈 552-21-1034-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