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에선 양심수 석방 논의가 진행중이지만, 또 한편에선 꾸준히 양심수가 양산되고 있다. 특히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된 학생운동 관련 양심수가 올해 들어서만 30명 가까이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 고려대 총학생회장 이강헌 씨 등 고려대생 4명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이래, 2월초까지 구속된 대학생(또는 졸업생)이 최소 27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한총련 대의원(이적단체 가입)이라는 이유로 구속됐으며, 이적표현물 소지 혐의 등 국가보안법 7조에 의해 구속된 사람만 19명이었다. 심지어 이강헌 씨 등 고려대생 4명에겐 아직 구성도 되지 않은 한총련 7기(99년)와 관련, 이적단체 구성 예비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새해 들어서도 끊이지 않는 대학생 구속사태는 한총련에 대한 이적규정과 국가보안법 7조의 존재에 따른 필연적 결과다. 한총련에 가입중인 대학의 경우, 학생회장 등 학생운동 지도부들은 당연직 또는 선출직으로 대의원이 되며, 대의원들은 그들의 활동내용과 관계없이 ‘대의원’이라는 이유만으로 구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관련, 법원이 97년 한총련 5기에 대해 이적규정을 내린 바 있으나, 그후 구성을 달리하는 6기 한총련과 앞으로 구성될 7기 한총련에 대해서까지 공안당국은 계속 이적단체 규정을 적용함으로써 구속자를 양산하고 있다.

한편 진급을 바라는 공안기관 수사관들의 검거 경쟁도 대학생 구속을 양산하는 이유로 꼽히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수사관들의 불법행위도 서슴없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월말 영장도 없이 연행돼 9시간 동안 불법구금을 당했던 동의대생의 사례는 공안당국의 검거 경쟁이 얼마나 무리하게 진행중인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관련기사 2월 10일자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