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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우리의 양심 동티모르

현지 방문단, 정부 개입 촉구


투표감시단과 취재기자로 각각 동티모르를 방문하고 돌아온 사람들이 10일 한국정부와 시민사회단체에 동티모르 사태 개입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보내왔다. 이를 요약정리해 싣는다. <편집자 주>


9월 4일은 동티모르 역사상 가장 기쁜 날이었습니다. 동티모르인들 뿐 아니라 약소민족의 자결권과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자 노력한 모든 인류의 양심이 마침내 승리한 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투표결과 발표로부터 채 30분도 지나기 전에 M16소총으로 무장한 ‘반독립파 민병대’가 총을 쏘며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투표 참패에 분노하며 독립을 선택한 시민들에게 테러를 가했습니다. 그들은 선거결과를 발표한 마고타호텔을 시작으로 동티모르 전역에서 주민들은 물론, 유엔 선거감시관계자와 각국의 언론인, 심지어는 카를로스 벨로 주교에 대한 무차별공격을 감행했습니다.

9월 9일 아침까지 약 4천여 명의 동티모르 주민들이 민병대와 인도네시아 군대에 의해 서티모르로 추방됐습니다 현재까지 학살된 동티모르인과 산과 정글로 도망친 사람의 수는 알 수 없습니다. 또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살해될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유엔은 오늘(10일) 감시단을 철수할 계획입니다.


유엔 등 책임 회피

유엔은 물론 각국 정부는 인도네시아의 동티모르의 식민지배를 용인, 공모하고 인권유린을 은폐, 방조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안이한 방법으로 독립투표를 진행한 후 그 결과를 책임지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와 언론, 시민사회 역시 이 문제를 관망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정부와 시민사회에 호소합니다. 우리 정부와 시민들이 나선다면, 동티모르에서 발생하고 있는 대량 학살과 추방을 멈추게 하는데 일조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개입을 망설이고 있는 유엔과 미국 등 각국 정부를 움직이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아시아의 시민사회, 민간단체 등의 연대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남겨진 몫

한국정부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동티모르의 독립을 인정할 것과 그 평화적 건설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해야 합니다. 또한 동티모르인들을 보호하는 한편 민병대를 해산하고 그들을 처벌할 것을 요구해야 합니다. 유엔의 평화유지군 파병을 주장해야 합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조속히 동티모르 문제에 관해 연대하고 한국 정부 등을 비롯한 각국 정부가 자기의 역할을 다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인도네시아 정부에 대한 항의를 지속적으로 전개해야 합니다. 경제적인 압력을 가해야 합니다. 우리의 이러한 노력들은 동티모르인들의 희생을 최소화하고 동티모르가 평화적 독립국가로 다시 태어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