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서 그만두라는 메세지"
전북대병원이 새로운 간호사를 노조와 협의 없이 계약직으로 뽑고 15년 가까이 근무한 주임 간호사들을 일방적으로 전환배채해 3교대를 강요함으로써 간호사들과 노동조합이 이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8일 전북대병원은 거의 10년에서 15년 이상 근무한 외래환자 담당 주임간호사들을 근무조건이 열악한 병동으로 옮기고 대신 계약직 신규간호사로 그 자리를 대치하는 내용의 근무부서 이동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간호사들은 29일 비상간호사모임을 갖고 "병원측의 이러한 처사는 월급이 많고 중고참 간호사를 근무조건이 열악한 병동으로 이동시킴으로써 이들이 자발적으로 그만 두게 하는 '보이지 않는 구조조정'으로 판단한다"고 말하고 이를 막기 위해 서명운동과 집회 등 단체행동에 들어갔다.
비상간호사모임(대표 한혜경 주임간호사)과 노동조합(위원장 이봉녕)은 지난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간호사 1명이 보살피는 환자수의 차이에 따라 환자진료비중 '간호관리료 차등지급방침'으로 간호인력 충원이 불가피해진 전북대병원측이 '계약직을 뽑을 때는 노동조합과 합의를 거쳐야한다'는 단체협약도 무시해 가면서 30여명의 간호사를 모두 계약직으로 뽑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한 "신규채용 인력을 배치하는데 있어서 10년 넘게 일한 중견 간호사들을 더 열악한 근무지로 배치하는 등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부당한 전환배치를 강행했다"고 말하고 "이는 월급이 많은 고참 정규직 간호사들을 서서히 몰아내고 그 빈자리를 계약직으로 채워넣기 위한 얄팍한 구조조정의 시작이며 병원의 이러한 시도는 단순히 간호사직에만 그치지 않고 전직종으로 확산될 것이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가 판정한 간호사 1명당 환자수에 따른 등급제에 의하면 전북대병원은 종합병원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낮은 등급인 6등급을 받았다. 보건복지부의 간호관리료 차등지급 방침에 의하면 간호사 1명이 보살피는 환자수가 적을수록 등급이 높고 이 등급의 차이에 따라 병원마다 청구할 수 있는 간호관리료가 달라지게 된다. 이에 따라 전북대병원은 등급을 높이기 위해 신규 간호사채용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한편 비상간호사모임과 노동조합은 17일 현재 병원측과 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채용, 부당한 전환배치 취소 등을 요구하며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기사제공 : 전북 <평화와 인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