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기자회견, "파견노동자를 정규직으로"
노동계가 파견노동자의 정규직화를 본격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 정규직화하기 위한 정부의 긴급대책"을 촉구했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선 근로자파견법 시행 2주년인 7월 1일을 앞두고 파견노동자들의 대량해고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하여 시종 파견노동자의 문제가 강조됐다. 대한상의와 경총 등 사용주 단체들이 파견 기간의 연장, 파견근로 허용업무의 전면확대 등 근로자파견법의 개악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 또한 이날 노동계가 긴급하게 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라는 것이 중론이다.
민주노총은 기자회견에서 "파견근로기간이 2년이 되어 가는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동일한 업무에 새로운 파견노동자를 투입하는 것은 명백한 근로자파견법 위반"이라며 "파견근로자를 계약해지하는 업체에 대해 특별감독을 실시하고 근로자파견법의 규정에 따라 파견노동자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지도"할 것, 그리고 "사용주가 이를 어길 경우, 법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근로자 파견법 폐지돼야"
이날 민주노총은 근본적인 차원에서 "근로자 파견법이 하루빨리 폐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이는 애초에 파견근로자의 보호를 명목으로 만들어진 근로자파견법이 정규직을 값싸고 해고하기 쉬운 파견근로로 대체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관련기사 200년 5월 26일자>
한편, 노동인권회관․사회진보연대․여성노동자회․참여연대 등 노동․사회단체들도 같은 날 성명을 발표해 파견노동자에 대한 불법적인 해고 중단과 정규직으로의 전환을 요구했다.
<해설>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제6조 제3항은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날부터 파견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본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규정은 기업이 파견노동을 상시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제한하고, 장기간 사용된 파견노동자의 직접 고용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상당수의 기업들에선 이 규정을 회피하기 위해 파견계약기간 2년이 다가오는 노동자들을 계약해지하고 똑같은 업무에 새로운 파견노동자들을 투입하는 식의 탈법 행위가 일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