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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스케치> "합법과 비합법은 정부마음"

여기서 물러나면 방방곡곡에 경찰이 투입될 것


6일 오후 2시 종묘공원, 근래 보기 드문 인파 속에 '근조 폭력정권'이라 쓰인 모의상여가 놓여있다. '신공안탄압 분쇄, 김대중 정권 규탄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행진을 시작하자 전경들의 활약이 시작된다. 전경들이 시위대를 인도 쪽으로 몰아붙이고 이에 저항하는 시위대를 곤봉으로 내리친다. 전경지휘자에게 다급하게 오는 무전, "뭐하는 거야? 거기(중앙선)까지 신고됐어. 임마. 물러서!". 이 때 호텔 롯데 조끼를 입은 한 여성노조원이 내뱉는 말, "일부러 그러는 것 같아. 우리 겁 줄려고!" 종각근처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방패로 얼굴을 내리 찍는 전경이 보인다. 그 순간에 나오는 경찰 차량 방송, "우리는 폭력을 원하지 않습니다!"

광교에서 2호선 을지로 입구역까지를 가득 메운 시위대. 시위통제부가 한강택 중부경찰서장과 집회신고내용에 대해 옥신각신하는 사이, 그 자리에 앉아서 지나가거나 구경나온 시민에게 왜 집회를 하는지 열심히 설명한다.

"이번에 물러서면 전국에 쟁의중인 사업장의 모든 사용자가 성실하게 교섭에 응하는 대신 경찰투입을 요청할 거예요"

"법을 지키면서 할 수는 없나요?"

"절차에 따라 파업을 해도 업무를 방해한다며 업무방해죄, 사용자와 다투다가 기물이 조금 파손되면 재산손괴죄로 걸려요. 이런 저런 죄목으로 고발하고, 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으면 체포영장 나오고…"

"호텔 롯데나 사회보험도 사용자가 불성실하게 교섭하고 로비에서 집회한다고 업무방해로 고소하지 않았어요? 이런 일은 쟁의가 일어나는 사업장마다 비일비재해요. 문제는 정부가 집단이기주의니 뭐니 해서 공권력을 투입하는 겁니다. 정책적으로! 합법이나 비합법이냐 하는 것은 정부 마음이예요"

폭염 속에서 그들의 답답함도 푹푹 익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