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진 학원 강사들의 권리 찾기가 조용히 준비되고 있다.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센터 내 학원강사 모임이 바로 그것이다. 모임의 회원이자 보습학원강사 경력 7년의 한선이 씨는 "학원강사는 노동자로서 보장받아야 할 기본권을 하나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문을 텄다.

문제는 고용단계서부터 시작된다. "대부분 구두로 계약을 맺다보니 나중에 월급을 적게 주거나 갑작스레 해고하는 등의 횡포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어요." 설사 정식 근로계약서를 쓴다 하더라도 학원에 대한 강사의 의무가 그 내용의 대부분을 차지할 뿐이다. 한 씨는 "하지만 무엇보다 속상할 땐 사전에 아무런 말없이 시간표를 바꾼다거나 보충수업을 만들어놓고 일방적으로 통고하는 경우"라고 털어놓았다.

문제는 이뿐이 아니다. 초과근로수당이나 야간근로수당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특히 학생들의 시험기간 때면 아무런 대가없이 두 배 이상의 강의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년 이상 근무해도 퇴직금은 그림의 떡일 뿐이다. 하지만 학원장의 눈밖에 나면 곧 '짤리기' 때문에 학원을 나갈 각오 없이는 이같은 문제를 제기하기란 무척 어렵다.

현재 학원강사모임은 강사들의 법적 권리를 소개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 모임의 간사인 이인숙 씨는 "모임의 문은 열려있으니 다른 학원강사들도 함께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의 : 735-78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