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일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임종률, 아래 중노위)는, 지난해 노동조합을 결성하려 했다는 이유로 교보생명보험(주)로부터 해고당한 임미령 씨 등에게 사형선고와 같은 판정을 내렸다.
보험모집인은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근로기준법 및 노동조합및노동관계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고, 따라서 보험회사가 보험모집인을 해고한 행위는 중노위의 구제대상이 아니라는 것. 이번 중노위의 ‘기각’ 결정에 앞서, 지난해 12월 8일에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위원장 이만호)에서 같은 이유로 ‘각하’를 결정했었다.
중노위는 판정서에서 출퇴근에 강제성이 없고,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기본수당이 중개수수료의 성격을 띠고 있고, 겸업이 금지되어 있지 않고, 타인이 보험모집업무를 대체할 수 있고, 근무시간이나 근로장소가 지정되어 있지 않고, 사회보험관련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며, 자유직업 소득자로 분류되어 사업소득세를 납부하는 등 8가지 이유를 들어 보험모집인의 근로자성을 부인했다.
중노위는 그러나 ‘보험모집인은 준근로자로서 새로운 입법에 의해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하여, 교보생명보험(주)의 부당한 해고 행위 자체를 부정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민주노총서울본부 노동법률지원센터 장혜진 공인노무사는 “이번 중노위 판정의 근거가 대부분 사용자측의 주장을 수용한 것” 이라며 분을 참지 못했다.
전국보험모집인노조 이순녀 위원장은 “출근하지 않으면 일당이 깍이고 업무지시를 위반하면 해고를 당하는” 보험모집인의 처지를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번 판정을 “보험모집인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최후 수단인 노동조합 결성을 막은 꼴”이라고 평했다. 또한 판례나 유권해석을 떠나 “사실에 기초해 심의․판단하지 못한 중노위에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보험모집인노조는 중노위의 판정에 불복하여 행정소송을 준비 중이며, 공청회를 개최하여 여론을 조성하고 공대위의 결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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