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벌금대납, ‘측은지심 벗어나 장애인 인권에 관심필요’
지하철 선로를 점거하고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다 벌금형을 받았으나 벌금을 내지않아 노역형을 살던 장애인이동권연대 박경석 집행위원장이 지난 22일 영등포구치소에서 풀려났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해 어떤 정책도 마련하지 않는 데 저항하는 의미로 “차라리 노역형을 살겠다”고 밝힌 박 집행위원장이 풀려난 것은 영등포 구치소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목사들이 지난 22일 벌금 2백89만원을 대납했기 때문이다.
벌금대납에 앞장선 목사는 벌금대납경위를 묻는 기자에게 “영등포구치소에 박 씨와 같은 1급지체장애인이 들어온 것은 처음”이라며, “장애인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안 돼 있는 구치소에서 노역형을 사는 사람을 목회자로서 외면할 수 없었다”고 벌금대납이유를 밝혔다. 이어 “사방을 방문해 대화를 한 후, (박 씨가) 얼마전 세종문화회관 앞 버스안에서 장애인 문제를 호소하는 뉴스에 나온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집행위원장은 “목회자로서 측은지심을 발동하며 벌금을 대납한 것은 이해가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집행위원장은 “장애인 이동권 등 이 사회에 만연해 있는 사회적 약자의 권리보장 문제는 벌금대납 등 개인차원 접근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며 “정부정책의 근본적 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집행위원장은 지난 2월 6일 ‘오이도역 장애인리프트 추락 사망’에 대한 진상규명과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주장하며 지하철 서울역 선로를 점거했다가 장애인 30여명과 함께 철도법 위반 혐의로 붙잡혀 지난 6월 26일 벌금 3백만원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