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미용노동자들이 대형미용실 사업주를 고발했다.
지난 1일 서울경인지역평등노동조합(아래 평등노조, 위원장 임미령)은 “대형미용실이 근로기준법은 물론 산업안전보건법, 고용보험법 등 제반 노동관계법규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대한미용사회중앙회 회장 강경남 씨를 서울북부지방노동사무소에 고발했다. 강 씨는 서울 쌍문동에서 7명의 미용사를 고용해 미용실 ‘펌앤컷’을 운영하고 있다.
미용서비스지부(지부장 정석철)가 속해있는 평등노조는 “펌앤컷이 상시 5인 이상의 노동자를 고용하는 근로기준법 적용 사업장임에도 불구하고, 연월차 휴가를 실시하지 않는 것은 물론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월 30~40만원을 주는 등 노동자들을 열악한 상황에 몰아넣고 있다”고 주장했다.
펌앤컷에 고용된 평등노조 조합원들과 평등노조는 사업주 강 씨에게 단체교섭을 수 차례 요구해 지난달 19일 첫 교섭을 했다. 그러나 강 씨는 “펌앤컷의 공식 입장을 공문으로 발송하겠다”, “노동조건에 대해선 미용사중앙회와 협의해 보겠다”면서 그후로는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강 씨는 자신이 고용한 미용서비스지부 부지부장에게 사직을 권유했고, 결국 부지부장은 자진 퇴사를 하게됐다.
임미령 위원장은 “미용서비스 노동자들이 업주와 고용관계에 있어 분명히 노동자 신분”이지만, “‘기술을 배운다’는 명분 아래, 지문이 없어질 정도로 염색약을 만지면서도, 미용실 업주들에게 꼼짝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임 위원장은 또 “미용서비스 노동자 대부분은 하루 12~14시간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생리휴가․연장수당 등은 꿈도 못 꾸는 형편”이라며, “헤어디자이너라는 빛 좋은 허울 아래 근로기준법 위반 등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는 부당노동행위 관행들은 시급히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용서비스지부는 지난 6월 서울강남지방노동사무소에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혐의로, △박준미장 △이철헤어커커 △이가자미용실 △박승철헤어스튜디오 등 대리점화되어 있는 4개 기성 대형미용실의 본점을 고발한 바 있다. 그러나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강남지방노동사무소는 고발당한 대형미용실에 대한 어떠한 조치도 내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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