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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이동권 보장, 서울시에 마지막 기회 준다"

발산역 추락사고 1주기…이동권연대, 4대 요구안 제시


"서울시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우리는 더 이상 이동하다가 떨어져 죽을 수 없다. 다음에는 서울시청 앞의 지하철을 멈추게 할 것이다"

19일 발산역 장애인 추락사고 1주기를 맞아 서울시의 책임 인정을 촉구하며 서울시청 장애인복지과를 점거했던 장애인이동권쟁취를위한연대회의(아래 이동권연대) 박경석 공동대표는 농성을 정리하며 이렇게 경고했다.

이동권연대는 서울시에 △지난해 5월의 발산역 리프트 장애인 추락사고의 책임인정과 공개사과 △장애인 이동 안전대책 마련과 이동 지원 전담 역무원 배치 △장애인 전용 콜택시 운전자의 노동자성 인정과 장애인전용 콜택시 운행 대수와 시간 확대 △지하철과 승강장 사이의 넓은 간격에 대한 안전대책 마련 등 4가지 사항을 요구하며 19일 오후부터 20일 오후까지 하루동안 농성을 진행했다.

20일 오후 3시, 서울시청 별관 장애인복지과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이동권연대는 "서울시가 4가지 요구 사항에 대해 오는 24일(토)까지 공식문서로 답변하기로 했다"며 이봉화 서울시 복지여성국장과의 면담 내용을 설명하고, 24시간 동안의 농성을 정리했다.

박 공동대표는 "지난해 5월 발산역 사고 이후 장애인들이 단식도 하고 점거도 하면서 정말 숱하게 싸웠는데, 서울시의 태도는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고 지적하고 "심지어 '서울시가 책임을 지고 안전대책을 마련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에도 '배째라'라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목청을 높였다. 박 공동대표는 "서울시는 왜 자꾸 과거의 일을 문제삼느냐고 하는데,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면 어떻게 안전대책이 마련되고 사고를 예방할 수 있겠냐"며 "안전하고 편리한 이동의 권리는 국가가 책임지고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1년째 나 몰라라

이동권연대는 또 아직도 서울시가 장애인을 동정과 시혜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며 서울시의 정책을 질타했다. 한 예로 서울시에서 운행중인 장애인전용 콜택시 운전자는 노동자 신분이 아니라 '봉사자' 신분이라는 것. 이동권연대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중증장애인을 이동시키려다 허리뼈를 다친 장애인전용 콜택시 운전자 신동권(56) 씨의 경우 산업재해 처리조차 되지 못했고, 서울시에서는 병원비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박 공동대표는 "봉사의 이데올로기로 노동자를 착취하고 장애인을 봉사의 대상으로 만들고 있다"며 분노를 표했다.

이동권연대 최용기 공동대표 역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은 장애인의 인권을 존중하고 기본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그 동안 법적·제도적 장치 없이 동정과 시혜 차원에서 임시방편으로만 대처해왔던 장애인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이동권연대는 4가지 요구사항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서울시 책임자와의 정책 간담회도 제안해 놓고 있다. 이동권연대가 '지하철 철로 점거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서울시가 어떠한 답변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