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임용심사에서 학생운동 전력 집중 면접
예비판사 임용 지원자 이봉재(사법연수원 33기)씨는 지난 11일 대법원에서 발표한 '2월 18일자 법관인사'를 통해 자신이 예비판사 임용에서 제외된 것을 확인하게 됐다. 이후 이 씨는 대법원 법원행정처장 명의로 온 통지서를 통해 "귀하를 예비판사로 임용하지 않기로 하였음"을 통지 받았다. 이 통지서에는 "예비판사의 임용은 사법시험과 사법연수원 수료 성적 이외에 경력, 연령, 직무수행능력, 인품, 자질, 성격, 건강 등 여러 사정을 종합 고려하여 결정하였음"을 통고한 것 이외에 이 씨가 예비판사 임용에서 제외된 어떠한 이유도 밝히지 않고 있다.
이 씨는 43회 사법시험을 합격하고, 올해 1월 사법연수원을 수료했으며, 예비판사로 임용될 만큼 상위권 성적(976명 중 73등)을 유지했다. 그럼에도 특별한 결격사유 없이 예비판사 임용에서 제외된 것이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에 따른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이 씨는 제기하고 있다. 이 씨는 지난 1월 14일 임용심사를 위한 면접에서 '법관임용심사위원회'로부터 학생운동 활동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을 받았다. 이 씨는 심사위원들로부터 '당시 사회주의를 표방했었느냐, 사회주의를 가지고 있었느냐, 거기에 동조했었느냐, 당시 친구들을 아직도 만나느냐' 등의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이 씨는 96년 '전국학생정치연합' 정책국장으로 활동하다가 11월 국가보안법 7조 이적단체 구성·가입 등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되어, 97년 3월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석방되었다. 이후 1999년 8.15 사면조치로 사면되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이 씨는 "법원이 신뢰를 받으려면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고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법원에 들어가서 서로 토론해야 한다"며 "기존에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하며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배제시킨다면 어떻게 신뢰를 받겠느냐"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 씨는 조만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