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서울지법 형사항소1부(재판장 이신섭 부장판사)는 국가보안법 및 집시법 위반으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10월을 선고받은 이창복(민주주의민족통일 전국연합 상임의장)씨에게 국가보안법 위반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대해 서울지검 공안2부(정진규 부장) 강익중 검사는 매우 이례적으로 12일 검찰기자실에서 다음의 자료를 배포했다. <인권하루소식>에서는 이를 입수, 전문을 싣는다. 공안 검찰의 국가보안법에 대한 인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판단되는 이 자료는 시사하는 바가 많다. 국가보안법에 대한 입장 차이가 사법부에서조차 존재함을 극명히 보여준다.-편집자주
<이창복에 대한 국가보안법위반 무죄 판결에 대한 상고이유>
○무죄판결에 대한 평가
-이창복 사건에 대한 항소심무죄판결은 대법원의 판례입장에 정면으로 배치됨
-국가보안법 7조의 표현행위 등의 불법성판단기준으로 반국가활동성, 즉 "국가의 존립.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파괴할 구체적이고 가능한 위험"등 해석원칙을 제시하고 있는 바, 이는 대법원 전원합의제 판결
(92.3.31. 선고 90도 2033호)의 소수의견이 나타난 해석원칙을 그대로 원용한 것임
-그러나 당시 다수의견은
·대한민국의 안전과 자유민주체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표현으로서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벗어난 경우 위법성이 인정된다고 보고,·제7조 5항과 관련하여 고의 이외에 별도로 초과주관적 위법요소인 이적목적이 요구되나, 적극적인 의욕이나 확정적 인식까지는 필요없고 미필적 인식으로 족하며·표현물의 내용이 북한의 대남선전·선동에 동조하는 이적성 있는 것임을 인식하고 나아가 그와 같은 이적행위가 될지도 모른다는 미필적 인식만 있으면 구성요건은 충족하다고 판시·소수의견에 의하더라도 그 취지는 대한민국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파괴할 '구체적이고 가능한 위험' 및 '위험의 현재성' 유무에 따라 이적성을 가려야 한다는 것으로 '폭력 기타 비합법적 방법'에 의하여 국가의 존립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전복·폐지할 것을 유도 또는 선동하는 경우는 위험의 '가능성'이 있다고 볼 대표적인 예시로 열거한 것에 불과함
○무죄판결의 부당성
-북한의 대남혁명노선의 일환인 연방제통일방안등을 주장한 사실만으로는 반국가활동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전제하에 무죄를 선고한 것은 우리의 안보실상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 기초한 것임
·북한은 남북기본합의서 발효등 시대상황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대남적화통일의 기본전략을 고수하는 등 이중성을 견지하고 있고,남북합의서 발효직후인 92.3. "교류협력의 목적은 경제교류보다 통일전선 전략에 따른 남측 좌경친북세력의 자유왕래에 역점을 준다"는 등 내용의 당원비밀교육을 실시한 바 있음·우리의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위협하는 북한 노동당 규약과 사회주의헌법 등에서 '하나의 조선'이라는 혁명논리에 입각한 대남적화전략 아래 국가보안법 철폐, 주한미군철수, 자유민주주의체제전복 등을 투쟁전술, 목표로 사회혼란을 획책하고 있는 것이 현재 남북관계의 실상임
(조선로동당 당규약 전문)
"조선로동당의 당면목적은 공화국 북반구에서 사회주의의 완전한 승리를 이룩하여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과 인민민주주의의 혁명과업을 완수하는데 있으며, 최종목적은 온 사회를 주체사상화하여 공산주의사회를 건설하는데 있다"
(조선민주주의 사회주의 헌법 제9조)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은 북반구에서 인민정권을 강화하고 사상·기술·문화의 3대 혁명을 힘있게 벌려 사회주의의 완전한 승리를 이룩하며,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원칙에서 조국통일을 실현하기 위하여 투쟁한다"
·따라서 북한의 위와 같은 대남혁명전략, 전술의 일환인 주한미군철수 등이 이루어질 경우 국가의 존립·안전은 위협을 받게 되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국론이 분열되고 북한의 대남 심리전에 현혹되는 계층이 늘어남에 따라 우리의 자유민주체제는 더욱 구체적이고도 가능한 위험에 빠져들게 됨
·자유민주체제 부정을 유도·선동하면서 "폭력이나 비합법적 방법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그 주의·주장내용이 주한미군철수, 국가보안법 철폐, 한미방위조약 폐지, 고려연방제통일방안 수용 등 우리의 자유민주체제를 구체적이고도 개연성 있게 위협하는 것인 이상 대한민국의 존립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는 전복·폐지의 심각한 위기상태에 빠져들게 되며 결과적으로 "북한의 폭력이나 비합법적 방법"을 유발하는 것으로 귀결될 것임
·더욱이 이번 판결의 결과로 위와 같이 '폭력이나 비합법적 방법'을 언급하지 않고 우리의 자유민주체제를 위협하는 언동이 무제한 허용될 경우·이는 곧 이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조장하게 될 뿐만 아니라·북한은 이를 대남공작에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되어 ·결국 우리의 국가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수호에는 치명적 위해 요인으로 등장할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