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보호소내 단식 투쟁, 확산 분위기
강제연행된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구금하고 있는 화성외국인보호소(아래 보호소)가 인권단체의 면회를 거부, 인권유린의 의혹을 가중시키고 있다.
27일 오전 인권단체이주노동자지원대책위(아래 대책위)는 정부의 집중단속 기간 중 발생한 인권침해 실태조사를 위해 보호소를 방문, 면회를 신청했으나 보호소측의 거부로 조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보호소측은 직원 10명을 동원하여 보호소 정문을 삼엄하게 지키는 가운데 면회 신청인의 민원실 입장도 막아섰다. 거듭되는 면회신청 요구에 보호소는 "보호소장의 지시로 오늘은 면회가 안된다"며 "돌아가라"고 답했다. 대책위의 항의에 보호소는 '보호소의 안전이나 질서유지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되는 때에는 보호소장이 면회를 허락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호규칙 30조를 들이대며 면회를 허용하지 않았다.
대책위 최재훈 활동가는 "담당공무원이 자의적인 판단으로 면회를 거부하는 것과 그것을 가능케 하는 법규가 문제"라며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을 바라보는 국가나 공무원의 시각을 단적으로 드러냈다"고 말했다. 이어 최 씨는 "외국인 보호소를 사회적 규제나 감시 없이 무방비로 남겨 둬서는 안된다"고 지적하며 면회신청거부에 대해서는 소송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보호소 내 인권유린에 항의하며 평등노조 이주노동자지부 소속 이주노동자들이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보호소 내 단식농성중인 이주노동자에게 7일이 지난 후에야 의약품을 전달한 보호소측을 강력히 규탄했다. 현재 보호소에서 이주노동자 17명 이상이 단식에 동참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으나 보호소측은 이에 대해 정확한 사실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을 포함해 정부의 강제출국 조치에 맞서 여수보호소, 명동성당 등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노동자는 모두 22명에 이른다.
정부의 강제연행과 노동권 박탈에 맞서 생명을 건 이주노동자들의 단식이 12일째를 맞고 있다. 정부가 고용허가제의 문제점은 외면한 채 대대적인 단속만을 발표한 상황이어서, 이주노동자들의 저항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