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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현장스케치> 끈기 있게 일궈낸 600회 수요집회

정의와 평화를 염원하는 작은 몸짓이 끈기와 투지로 12년을 견뎌냈다. 그 작은 몸짓은 1992년 1월 8일 시작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수요시위로17일, 600회를 맞이했다.

12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할머니들은 머리가 새하얗게 변하고 다른 세상으로 떠나기도 했지만 남아있는 할머니들의 힘으로 오늘에 이르렀다. 이날 일본대사관 앞에서 개최된 600회 수요시위는 서울은 물론 동경, 마닐라, 뉴욕, 베를린 등 8개국 14개 도시에서 동시다발로 진행됐다. 300여명의 시위 참가자들은 손에 손에 △범죄인정 △진상규명 △공식사과 △법적 배상 △책임자 처벌 △역사교과서 기록 △추모비와 사료관 건립 등을 요구하는 붉은 색 카드를 일본대사관을 향해 높이 쳐들었다.

지난 12년간 할머니들과 수요시위를 함께 해온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아래 정대협) 윤미향 사무총장은 "수요시위가 지속되었던 것은 할머니들의 힘"이라고 단언하며 "그동안 한국정부와 일본정부는 무엇을 했는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어머니와 함께 처음 수요시위에 왔었고 이제는 고등학교 학생이 된 이거임 씨는 "수요시위는 살아있는 역사교과서"라고 평가했다.

이날 일본 오사카에서 온 평화회 회원들은 할머니들을 위해 노래를 불렀고, 경희대 학생들은 '평화의 나무'를 전달했다. 또한 일본군 위안부 해결을 염원하는 600개의 만장이 행사장 하늘에서 펄럭이며 수요시위를 장식했다.

이제 일본의 범죄행위를 기억하는 일이 할머니들의 몫으로 남겨져서는 안된다. 증언자가 사라진 자리,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는 힘은 피해자의 체험을 보관하고 기록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 그런 맥락에서 일본군 '위안부' 관련 역사관이나 자료관, 박물관 등이 필요하다. 정대협 신혜수 상임대표는 "할머니 증언을 삶으로 남겨야 한다"며 "역사 교육의 장으로 '명예와 인권의 전당'이 착공될 수 있도록 참여를 요구한다"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