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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자의 인권이야기] 한나라당 의원들의 성희롱

한나라당 강용석 국회의원의 ‘성희롱’ 발언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7월 16일 그는 국회의장배 토론대회 참가자들과의 식사자리에서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는 한 여학생에게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최근 그의 행적을 계기로 과거 어록까지 나오면서 사건이 확대될 가능성도 보인다. 그동안 강용석 의원이 쏟아낸 한나라당 여성 국회의원들을 향한 발언을 보면 여성에 대한 의식의 단면을 살펴볼 수 있어 씁쓸하다.

강용석은 자신보다 10년 넘게 나이 많은 여성 박근혜를 대상으로 “10년 넘게 해왔다는 단전호흡을 하는 사진을 보라!! 박근혜의 물구나무 선 모습, 완벽한 아치 모양의 허리에 감탄을 금치 못할 것이다.” 등의 이야기를 했다. 국회의원으로서 동료이자 선배인 박근혜 의원에 대한 정치철학이나 이념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으면서 오로지 외모에 따라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 이미지화하고 있다. 국회의원 박근혜를 결코 좋아하진 않지만, 거대 정당의 전 대표였던 사람까지 저렇듯 성적 비유의 대상이 되거늘 일반인들은 말해 무엇 하랴.

사람들은 모두 소리 높여 강용석 의원을 질타하지만, 그 질타에는 ‘국회의원으로서 적절치 못한 발언을 했다는 것’에 포커스가 더 맞춰져 있지, 여성비하 자체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작아 보인다. 어쩌면 그의 발언은 여성에 대한 적지 않은 남성들의 시선과 일치하는 건 아닐까?

성희롱 사건과 관련된 국회의원들의 문제행동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2005년 피감기관 관계자들과 술자리에서 성희롱 파문을 일으켜 '대구 밤문화‘라는 악명도 얻은 주성영 의원, 2006년 당직자와 기자들이 함께 한 술자리에서 동아일보 여성 기자를 성추행한 최연희 의원, 2008년 MBC 여기자를 성희롱한 정몽준 의원 등 한나라당을 향해 ‘성희롱당’ 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7월 20일 한나라당은 중앙윤리위원회를 열어 강 의원을 제명했지만 그들의 진정성을 믿기보다는 어쨌건 지금의 폭풍을 잠재우려는 정치적으로 계산된 행동으로 보인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국회의원들의 성희롱 발언은 여전히 우리 사회가 성희롱에 관대한 것은 아닌가 싶다. 사건 한번 빵 터지면 우르르 관심이 집중되지만, 또 얼마간 시간이 흐르면 가해자들은 슬그머니 자신의 권력과 지위를 되찾는다. 만약 한나라당이 강용석 의원의 성희롱 사건을 해결할 마음이 진심으로 있다면, 성희롱 국회의원들을 제명하는 조치에서 나아가 국회의원직을 박탈해야 한다. 이런 문제적 행동을 일삼는 국회의원들은 지역 주민들이 당장 소환해서 금 배지를 회수해야 한다.


덧붙임

김옥자 님은 '갈라진시대의 기쁜 소식' 편집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