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고, 중요한 거, 쇼크에 밑줄 쫙!! 이 좌약을 넣고 있으면 2분 간격으로 온몸을 관통하는 엄청난 쇼크가 와. 어떤 쇼크? 미국의 선진 경제 쇼크! 이 쇼크야말로 우리 경제를 민영화, 워크아웃, 구조조정, 정리해고, 경쟁, 양극화를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데 꼭 필요한 처방이지.
갑자기, 강력한 바람이 불어와 마을의 서쪽에 있는 공장들이 모두 날아가 버렸다.

여기서, 주의! 걔네는 얘들이 좀 까칠해가지고 민간보험 아니면 상대를 안 하는 경향이 있어요. 국민건강보험은 좀 구질구질 하잖아. 그러니까 삼숭(samsung)이나 쿄보(kyobo), 아이그(AIG) 같은 회사 있잖아. 알지? “지금 바로 전화하세요~ 띠리링 띠리링~” 그런 민간보험에 가입해서 보험료만 좀 내 줘~ 어디 보자~ 가족 네 명이면, 한 달에 딱 백만 내면 되네. 미국서는 사람들이 워낙에 수준이 있다 보니까, 보험료 딱딱 내고도 맹장수술 같은 거 하면 한 270만원 씩 아주 그냥 당당하게 내고 나와요. 우리도 그 정도는 돼야 OECD 국민이라고 할 수 있는 거 아닌감?
갑자기 마을 중앙에 위치한 보건소가 땅으로 푹 꺼지더니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갑자기 마을 남쪽 들판들의 곡식들이 까맣게 타버리더니 일하고 있는 농민들도 함께 활활 타고 있었다.

우리한테 필요한 것은 무엇? 바로 체질개선이야. 체질 개선이 어떻게 이 약 한 알로 되느냐? 이 약 한 알 먹고, 집에 가서 수도꼭지 틀어봐~ 물이 아주 환장하게 찔금 찔금 나올 거야~ 이제까지 물은 공공서비스다 뭐다 해서 돈 몇 푼 내면 콸콸 나왔지? 그래서 여러분들 몸이 비대해진 거 아냐? 물 값이 싸니까 그 물로 국 끓이고, 밥 짓고 막 먹어댔잖아! 맞지? 이 약 한 알 먹으면 물 값이 비싸져! 얼마나 오르냐면, 볼리비아에서 임상실험 해 봤는데 무려 30배가 뛰어~ 굉장하지? 그러니 물 막 쓸 수 있겠어? 한 방울이라도 아껴야지. 아껴야 살이 빠져! 이 약 한 알 먹으면 식탁에서 반찬이 하나씩 하나씩 줄어!
이 약은 요요현상도 없어. 물 값이 서서히 오르니까 부작용도 없고, 일단 오르기 시작한 물 값은 죽어도 안 내려! 왜? 이제까지 국가가 관리했던 물을 아주 큰 기업들이 관리하게 돼 있어. 물은 꼭 있어야 살잖아. 다시 말해서 물이 아무리 비싸도 물은 팔리게 돼 있다고. 근데 그 물장수들이 물 값을 안 올리고 배기겠어요?
갑자기, 마을의 북쪽에 있는 상수원 저수지들의 물고기가 일제히 배를 하늘로 향하며 자살하여 물이 썩어가기 시작했다.

세계 1,2위 하는 미국 대학 들어오면 우리나라 대학도 살아남으려면 자연스럽게 경쟁력이 올라가. 그런데, 아무래도 이렇게 우수한 교육을 제공하다 보니까 등록금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겠죠. 미국 대학 학비가 1년에 고작 3천만 원 정도 해. 근데 국내 대학 학비는 아직도 1천만 원도 안 해. 이래서 경쟁력이 되겠어?
프타 알약만 복용하면 세계적인 미국 대학에 마음대로 갈 수 있지만, 돈이 많아야 된다는 거... 이거 이거 잊으면 안돼.
갑자기, 마을의 동쪽에 있는 학교가 땅에서 뽑혀 하늘로 솟아버리고, 빈 터엔 바람만 휑하니 불기 시작했다.
덧붙임
◎ 글쓴이 [아니꼬운 세상에, 일침회]는 재치있는 풍자와 익살스런 해학 담긴 수다로,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아니꼬운 세상에 일침을 가하고 싶어하는 이들의 모임입니다.
◎ 노구라 사진은 <통일뉴스>에서 일부 따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