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굴개굴] 님의 말 : 안뇽
[NO이랜드] 따이루 님의 말 : 뇽뇽뇽
[개굴개굴] 님의 말 : 따이루~ 그대 요즘 비정규직 저주를 풀기 위한 청소년 선언 조직 중이라며?
[NO이랜드] 따이루 님의 말 : 그러시지.
[개굴개굴] 님의 말 : 선언문 잘 썼다고 칭찬이 자자~
[NO이랜드] 따이루 님의 말 : ㅋㅋ 내가 좀 잘 쓰셨삼~
“울컥+호기심에 상암점에 가보았지”
[개굴개굴] 님의 말 : 홈에버 상암점 점거파업하고 있을 때 그대랑 같이 갔던 기억이 나는군. 우리 그때 지나가는 시민들 보라고 걸개그림도 함께 그렸었잖아.
[NO이랜드] 따이루 님의 말 : 옹~ 거기서 국밥도 먹었지.
[개굴개굴] 님의 말 : 먹은 건 잘 기억하네 ㅋ
[NO이랜드] 따이루 님의 말 : ㅋㅋㅋ 그게 중요
[개굴개굴] 님의 말 : 그나저나 어쩌다 이랜드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거야? 학생이 공부는 안 하고!!! 도대체 거길 왜 간 거야? ㅋ
[NO이랜드] 따이루 님의 말 : 아마 그날 기말시험이 남았는데도 갔을 거야.
[개굴개굴] 님의 말 : 그니까 게다가 시험기간에!! 왜 간 거냐구?
[NO이랜드] 따이루 님의 말 : 학생의 본분은 저항이오~ㅋㅋㅋ. 음... 8시 뉴스를 보는데, 이랜드 시위 소식이 나오더라구. 순간 울컥 + 뭔가 가보고 싶다는 강한 호기심과 충동이...
점거가 언제 끝날지 모르니까 얼른 가봤지.
[개굴개굴] 님의 말 : 왜 울컥한 거야?
[NO이랜드] 따이루 님의 말 : 항상 그랬어, 대한민국은... 항상 노동자와 약한 사람의 목소리를 듣지 않았고 무시했어. 그래서 울컥했어.
[개굴개굴] 님의 말 : 그랬구나. 근데 그렇게 당하기 싫음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자리 차지하면 될 거 아니냐, 다 지들이 못나서 그런 거라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잖아?
[NO이랜드] 따이루 님의 말 : 그치. 뉴코아 갔을 때 그 점주 아줌마 아저씨들이 노동자들 보고 막 그랬었지. “못 배워 처먹은 것들이 ㅉㄸㅉㅇㅉㅃㄸ#@ㄸ@#ㄸ”
[개굴개굴] 님의 말 : 맞아 맞아 ㅠㅠ
[NO이랜드] 따이루 님의 말 : 근데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안하고가 문제가 아니고, 모든 사람들은 직업이 귀하고 천하고를 떠나서 최소한의 노동권은 보장되어야 한다구 생각해.
“너무너무 막막하고 슬펐을 거야”
[개굴개굴] 님의 말 : 끄덕끄덕. 만약 그대가 그분들처럼 일하다가 하루아침에 버려지면 기분이 어떨 것 같아?
[NO이랜드] 따이루 님의 말 : 막막하징. 그리고 기분 드럽지. 그 끔찍한 노동환경에서 차별과 무시를 참아가면서 정말 힘들게 일했는데 배신감도 느껴질 테고, 이제 어떻게 살지 막막하기도 할 테고, 부당함에 맞서 싸울 힘이 없다라는 슬픈 현실이 답답하고 슬프겠지.
[개굴개굴] 님의 말 : 캬! 난 그런 조건에 있는 사람들이 떨쳐 일어났다는 얘길 듣고 많이 흥분되고 벅차고 그렇더라. 그대가 가졌다는 호기심도 이런 거였나?
[NO이랜드] 따이루 님의 말 : ㅋㅋ 마치 혁명의 시작과 같다는 느낌. 노동자가 일어났다라는 사실이 너무 신기신기 두근두근. 그리고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산뜻한 기대감, 그런 거.
“그분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문제이기도 해.”
[개굴개굴] 님의 말 : 그건 알겠는데, 청소년 선언을 따로 발표하려는 이유가 있어?
[NO이랜드] 따이루 님의 말 : 우리의 문제니깐.
[개굴개굴] 님의 말 : '우리'?
[NO이랜드] 따이루 님의 말 : 청소년들 말이야. 그건 아줌마 아저씨 대딩들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어. 당장은 나의 가족 친지들과 친구들이 겪는 문제였고, 나의 미래도 걸린 문제였으니깐. 내가 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사는 한, 지옥 같은 현실을 두고 볼 순 없잖어? ㅋㅋ 무한이기주의시다~
[개굴개굴] 님의 말 : ㅎ 가족과 친구의 문제라고 했는데 그게 무슨 말인지 좀더 자세히 얘기해줄 수 있어?
[NO이랜드] 따이루 님의 말 : 그날 상암점 다녀오고 이틀 후에 인천을 가느라고 온수역으로 가는데 어떤 여성분 두 명이 뭐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더라구. 근데 그 사람들이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였던거야! ㅋㅋㅋ 그것도 싸우고 계신...
[개굴개굴] 님의 말 : 오호~
[NO이랜드] 따이루 님의 말 : 그때 느꼈삼. 비정규직 문제가 나와 거리가 있는 문제가 아니라, 내 주변의 문제가 될 수 있고, 이미 되었다라는 현실을. 노동자 투쟁에 함께하면서 느껴지던 어떤 벽이 깨지는 순간이었어. 그리고 우리 사촌누나가 알바를 하는데, 비정규직+청소년이다 보니 지각 한번 했다고 잘리고 월급도 못 받았다오. 청소년은 정말 알바건 뭐건 다 비정규직이잖어.
[개굴개굴] 님의 말 : 처음엔 상암점으로 '구경'갔다가 어느새 '내' 문제가 되어버린 거군
[NO이랜드] 따이루 님의 말 : 그치~ 예리하시군.
“그분들에게서 청소년들의 모습을 봤어.”
[개굴개굴] 님의 말 : 그댄 청소년 인권활동을 하고 있잖아. 그 입장에서 이랜드 노동자들이 겪는 탄압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
[NO이랜드] 따이루 님의 말 : 사회가 소수자에게 가하는 폭력, 그리고 정부는 소수자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다는 거. 정말 공감 가더군.
[개굴개굴] 님의 말 : 노동자들의 저항을 들뜬 마음으로 지켜봤었는데, 경찰에 의해 두 번씩이나 연행되는 걸 보고 실망하거나 그러진 않았어?
[NO이랜드] 따이루 님의 말 : 공권력이 행한 폭력을 보고 너무 끔찍하고 서글픈 맘에 눈물은 흘렸지만, 실망하진 않았소. 오히려 끌려나오고도 다시 점거파업 들어가는 노동자를 보고 기쁘기도 하고 이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소이다.
[개굴개굴] 님의 말 : 그래서 청소년 선언도 조직?
[NO이랜드] 따이루 님의 말 : 응. 그 싸움에 힘이 되어주고 싶었어. 그리고 가만히 있기에는 청소년의 미래가 불안하더군 ㅋㅋ
[개굴개굴] 님의 말 : 어... 시간이 별로 없네. 늦으면 집에서 혼나잖아~
[NO이랜드] 따이루 님의 말 : 2분 서비스 드림.
[개굴개굴] 님의 말 : 히히~ 그럼 한 가지 더 질문. 청소년선언 조직하면서 어려움이 많을 것 같은디, 함께하자고 설득할 말 한 마디 준비돼 있삼?
[NO이랜드] 따이루 님의 말 : 저런 게 제일 힘들어. 음,.. “비정규직, 이랜드 싸움은 정치가들 성인들만의 문제가 아니에열~ 그건 우리의 현재와 미래가 걸린, 나와 가족 그리고 친구들의 현재와 미래가 걸린 중요한 싸움이고, 모든 사람들이 교과서에서 가르치는 인권을 누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중요한 싸움이에열~”
[개굴개굴] 님의 말 : 교과서에서 하는 말이 거짓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
[NO이랜드] 따이루 님의 말 : 교과서가 가르치는 그 최소한의 인권마저 보장 되지 못한다면 얼마나 슬프겠소?
“연대라는 건 거래가 아니잖아?”
[개굴개굴] 님의 말 : 하나만 질문 더 해도 되남?
[NO이랜드] 따이루 님의 말 : 그래. 2분 더 드림.
[개굴개굴] 님의 말 : 야, 서비스 쥑인다~ 감동 감동 ㅎ.
[NO이랜드] 따이루 님의 말 : 너무 좋아하신다~
[개굴개굴] 님의 말 : 음...크게 이슈화된 투쟁에는 이렇게 다들 관심을 갖고 달려들잖아. 그런데 청소년들은 아무리 학교에서 얻어터지고 머리 깎이고 징계 먹어도 이렇게 전 사회적 관심을 받기 힘들잖여. 청소년들은 이랜드 노동자 투쟁을 보면서 자신의 처지를 떠올리고 청소년선언도 발표하려고 하는데, 청소년 인권 투쟁을 보면서 자신의 처지를 떠올리고 함께 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지. 그러면 섭섭하기도 하고 소외감 같은 것도 느껴질 것 같은데 아녀? 그댄 안 그래?
[NO이랜드] 따이루 님의 말 :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 근데, 연대라는 건 거래가 아니잖아?
[NO이랜드] 따이루 님의 말 : 또 우리가 선언을 하고 함께 하면서 비정규직노동자들이 갖고 있는 잘못된 생각의 틀도 깨뜨릴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ㅋㅋㅋ
[개굴개굴] 님의 말 : 잘못된 생각의 틀?
[NO이랜드] 따이루 님의 말 : 같은 소수자이고 약자지만, 이랜드노동자들도 자식이 있고 그 친구들이 청소년인권운동한다 그러면 ‘어린 게 뭘 알고 그런 거 하냐’ 이런 식의 반응을 보일 것 같아.
[개굴개굴] 님의 말 : 그치.
[NO이랜드] 따이루 님의 말 :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청소년들에게 가해지는 차별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개굴개굴] 님의 말 : 우와와와와~ 진짜 그러네!
[NO이랜드] 따이루 님의 말 : 난 천재야 ㅋㅋ
[개굴개굴] 님의 말 : 청소년인권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도록 그들의 목소리에 먼저 귀를 기울인다, 캬~ 지난번 뉴코아 앞에서 만났던 여성노동자 두 분도 그댈 보고 놀라워했었지. 자기 아들도 중학생인데, 같은 중학생인 그대가 여기 와 있는 거 보니 대단하다고 말이야.ㅎ
“그대도 청소년들 모아주센”
[NO이랜드] 따이루 님의 말 : 근데, 선언서 쓰느라 피부가 개떡이 됨ㅠㅠ
[개굴개굴] 님의 말 : 정말 고생했어. 선언문 정말 감동이야. 이젠 참가자 모으느라 고생하겠군.
[NO이랜드] 따이루 님의 말 : 그대도 청소년들 모아주센.
[개굴개굴] 님의 말 : 근데 왜 119인을 모으는 거야?
[NO이랜드] 따이루 님의 말 : ㅋㅋ 긴급함을 알리는 숫자 퍼포먼스라고나 할까?
[개굴개굴] 님의 말 : 글쿤. 언제 발표할 거야?
[NO이랜드] 따이루 님의 말 : 지금 생각으론 이번 금요일쯤?
[개굴개굴] 님의 말 : 훌륭훌륭. 기대하겠삼~
덧붙임
◎ 따이루 님은 현재 중학교에 재학 중이며,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개굴 님은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입니다.
◎ 이번 [내 말 좀 들어봐]에서는 형식을 조금 바꿔, 온라인에서 대화를 나누면서 곧장 ‘끄덕끄덕 맞장구’를 쳐주었습니다. 새로운 맛이 있네요. 그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