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논리 강화와 병영체험의 증가의 상관관계
2010년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사건 이후 안보논리가 강조되면서 병영체험식의 안보교육시장이 급증했다. 최근 5년간 병영체험 캠프에 참가한 학생이 2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번 사고 이후 예정된 캠프가 취소되고 있다고 하지만 해병대 캠프정도일 뿐이다. 교육청이 나서서 인격수련, 왕따 방지 등을 이유로 병영체험을 적극 권장하기까지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창시절 극기훈련이라는 명목으로 복종을 강요당한 경험을 갖고 있다. 안보논리 속에서 ‘내가 아니면 적’, ‘질서에 대한 복종’을 강요하는 군사주의 문화는 안보교육 시장으로 인해 더 팽창하고 있다. 이런 경험의 연장선에서 ‘군대’를 위치 짓고 군대를 미화한다. 최근 연예인들의 병영체험을 다룬 <진짜 사나이>라는 공영방송의 예능 프로그램은 이러한 구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국방부가 제작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에서 출연진들은 “적과의 모든 전투에서 승리하겠다”는 결의를 밝힌다. 복종이 전우애이고 군사훈련을 잘 견뎌내는 것이 곧 인격 수련인양 비추는 것으로 군대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매 회마다 전투장비들을 소개하기까지 한다.
학생들이 체험하는 병영캠프에서 실제로 총검술, 유격훈련, 행군, 각개전투, 화생방 등을 하기 때문에 군사훈련과 전혀 다를 바 없다. 나라사랑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는 병영체험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진짜 사나이’를 재현하며, 안보논리와 군사주의 문화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게 된다.
군사주의와 평화는 공존할 수 없다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 6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곳곳에서 열렸다. 군사주의 문화가 팽배한 한국사회 현실과 다르게 정전협정 60주년 기념식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 말은 ‘평화’였다. 말과는 다르게 미국에서는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기념식에 참여하여 “한국전은 무승부가 아닌 승리한 전쟁”임을 강조했다. 한국의 국방부는 한미동맹 60주년을 맞아 일제강점기 항일독립군 토벌대로 참여했던 친일반민족행위자 백선엽을 전쟁 영웅으로 부각하며 ‘백선엽 한미동맹상’을 제정하였다.
안보 위기를 내세우며 각종 군사훈련이 계속되고 군사무기를 구입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 상황에서 어떤 평화를 말하는 것인가? 전쟁대비를 위해 안보교육이랍시고 일상 속에서 군사훈련과 군사문화를 강요하는 현실에서 우리는 진정한 평화를 꿈꾸고 상상할 수 없다. 평화가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할 학생들을 병영캠프로 내몰면서 전쟁을 끝낼 수 있겠는가.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대한민국 3,4차 정부보고서에 대한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 최종 견해’ 보고서에서 “18세 미만 아동의 적대행위 참여 혹은 강제 징집을 금지하는 구체적인 조항이 없는 점에 대해 우려한다”며 “적대행위에 아동의 징집 및 참여와 관련한 협약 조항 위반을 법으로 명백히 금지할 것을 권고했지만 정부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또한 유엔인권이사회(UNHRC)가 6월 3일 펴낸 '양심적 병역거부에 관한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감옥에 수감 중인 전 세계 양심적 병역거부자 중 92.5%가 한국인이다. 대체복무제 도입을 수년 전부터 국제사회에서 권고하고 있으나 이 또한 무시되고 있다.
진정한 평화를 꿈꾸고 상상하며
군사훈련이 교육으로 둔갑하여 폭력이 용인되는 현실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한다. 승리한 전쟁, 좋은 전쟁이란 있을 수 없다. 평화는 무력으로 지킬 수 없다. 그러하기에 우리 안에 여전히 만연한 군사주의에 대해 성찰해야 한다. 정전협정 60주년, 끝나지 않은 전쟁을 진짜 끝내기 위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것으로부터 평화의 씨앗을 움트게 하기 위한 실천을 함께 해나가자.
덧붙임
민선 님과 초코파이 님은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