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은
2주 전에 양평에 갔더랍니다. 울긋불긋 단풍 옷을 입은 나무들, 밤 하늘을 수놓은 별들, 풀잎에 살짝 맺힌 이슬얼음까지.... 아름다운 것들을 보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아주 아주 오랜만에 가부좌를 하고 가만히 앉아있었어요. 문득, 내 안에 사랑없음이 보였습니다. 사랑없는 내 마음은 당연히 메마름과 강팍함 속에서 부대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요즘, 후원인 증가운동을 하면서 한 마음을 일으키려 합니다.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요. 고마운 마음은 사랑 속에서 나온다고 하네요. 후원인 덕분에 제가 사랑까지 덤으로 얻었습니다. 항상 고맙습니다.
미류
인권운동 오래 하면 친구가 없어진다고 농담처럼들 얘기합니다. 뭐가 그리 바쁜지 친구와 밥 한 끼 술 한 잔 나눌 시간들을 놓치다 보면 1년 10년이 훌쩍 지나간다고요. 그러다 보면 전화 걸어 안부 묻기도 무안해서 더 멀어지죠. 이거 참 민망한 말이지만, 그래서 저는 한달에 한번 소식지 <사람사랑>에 실리는 후원인 명단을 챙겨봅니다. 좋은 일 궂은 일 챙겨서 연락은 주고받지 못하지만, 언젠가 연락하게 되더라도 무안하지는 않을 거라는 기대를 하면서요. 자주 보니 친구들뿐만 아니라 꾸준히 후원해주는 분들의 이름을 기억하게 되네요. 어떤 자리가 될지 모르지만 어디에선가 꼭 한 번은 만나게 될 거라는 기대를 하면서요. 이거 왠지 너무 짝사랑 고백 같아서 내가 이상한 건가 싶기도 하지만, 어쨌든 반갑고 설레는 걸 어쩌겠습니까요. ㅎ
바람소리
내 인생의 후원인이라는 주제라니, 참 무안해지네요. 후원인들과 밥 한끼, 차 한 잔 못하는데 말입니다. 1년에 한번, 아니 2년에 한번이라도 후원인께 전화하고 차라도 한번 하려면 좋을텐데 말입니다. 물론 후원인 여러분도 바쁘시겠지만요^^
2015년이 가기 전에 내 인생의 후원인을 만들겠습니다!!
세주
아. 얼마전에 15년 지기 선배이자 친구 한테 사랑방이야기를 했는데.. 차마 후원 이야기를 못 꺼냈어요.. 이럴줄 알았으면 미리 이야기하고 '지금' 후원 요청을 하는 건데..........ㅜ.ㅜ 뭔가 후원을 요청할때 오랜 친구여도 말하기 어려운건 사실인것 같아요. 암튼 그래도 아그대다그대를 쓰면서 이번주말에 다시 한번 용기를 내봐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침 카드이미지도 나왔으니. 슬쩍 내밀어야겠군요...
구석진
후원인 명단을 보다 보면, 아, 내 주위에 이런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었구나 하고 새삼스레 고맙기도 하고 마음이 든든해지기도 한다. 그런데 그 중에서 유독 눈에 띄는 한 사람. 10년 전쯤 사랑방 활동을 시작하면서 뒤늦게 중학생 때 은사님께 연락을 드렸다. 당시 우리 학교에는 '전교조 선생님'이 없었는데, 국사 선생님이 유일하게 전교조 선생님이라고 '소문'이 나있었다. 그래서인지, 선생님은 교무실에 자리가 없었고 '상담실'이란 구석진 곳에 자리가 있었다. 당시에는 국사 시간에 근현대사를 거의 배우지 않았는데, 유독 국사 선생님은 동학농민봉기(교과서에는 '운동'으로 돼있었는데 '봉기'로 고치라고 하셨다), 5.18 민중항쟁 등 책에도 잘 나오지 않은 것들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 수업 시간에 그런 걸 말씀하시면서 바깥 눈치를 살피시길래 나까지 가슴이 콩닥콩닥. 중학교 졸업 후 사랑방 활동을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선생님께 다시 연락을 드렸다. 그때 선생님께서 후원을 시작하신 후로 여전히 후원인 명단에서 선생님 이름이 보인다. 너무너무 고맙고 반갑기도 하고, 오랫동안 연락을 못 드려 죄송하기도 하고...노혜영 선생님, 정말 고맙습니다~
정록
요즘 사랑방에서 새로운 후원인 찾기를 열심히 하면서, 연락을 할지 말지 고민하는 친구가 한 명 있다. 전에 일하던 단체 후원을 해줬던 친구인데, 그 단체를 그만두고 한참 뒤에 만난 자리에서 그 친구가 후원을 중단하고 싶은데 괜히 그 단체에 미안해서 말을 못하고 있다고 했다. 당장 그 친구에게 연락해서 ‘나 사랑방 그만두지 않을게’라고 말해야 하나, ‘나랑 상관없이 사랑방은 후원할만한 곳이야’라고 말해야 하나 고민된다.
초코파이
적극적으로 누군가에게 후원을 요청해본 적이 그동안 없다. 이런저런 생각에 말을 못 꺼내는데 그래도 알음알음 후원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참 고마운. 이번 달에 후원 사업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한 번 연락해볼까 하는 친구들이 말도 꺼내기 전에 후원인이 되어주니 더더욱 고마운... 그 기운받아서 좀 더 적극적으로 주변에 사랑방 활동을 알리며 이야기 나눠야겠다는 다짐을 ㅎㅎ
ㅁ
2013년 20주년을 맞아 앞으로의 사랑방 활동에 대한 포부와 다짐을 담은 <회동> 책자를 만들면서 지난 시간 함께 했던 분들이 전해준 메시지를 담았는데, 그때 정성스레 마음을 담아 보내준 메시지들을 읽으면서 벅찼던 게 떠오르네요. 누군가의 소중한 기억, 꿈꾸는 내일과 내가 지금 속해서 활동하는 사랑방이 이렇게 맞닿아있구나. 백그라운드라고 해야 할까요. 딱 무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든든하기도 하고 단단하기도 한 어떤 기운들 속에서 내가, 사랑방이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달았습니다. 다시 돌이켜보니 '우리가 이렇게 연결되어 있구나' 그런 생각으로 벅찬 마음 같은 게 올라왔던 것 같아요. 사랑방 활동가로 살고 있으면서 이렇게 얘기하는게 우습지만, 전 사랑방이 참 후원인 분들께 못한다, 하는 게 너무 없다고 툴툴대왔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제처럼 내일도 함께 할 거라는 기약을 할 수 있게 해주시는 여러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정말정말 감사드린다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언제나 고맙습니다.
디요
후원을 요청의 말이 어려운 것과 상관없이 아직 백수 생활을 벗어나지 못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어서 빨리 그 친구들이 자리를 잡고 돈을 많이 많이 벌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