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한국 사회는 정말 다이나믹하다 못해 충격적이기까지 한 1년이었고, 그 여파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랑방의 2016년도 그에 못지않은 한 해였습니다. 후원인 여러분께 죄송스런 일도 발생했고, 그동안 나름 잘 해오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랑방 운동의 빈 곳이 한 두 곳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2016년을 보내고 사랑방도 다시 2017년을 함께 바라보고 걷기 위한 자리를 가졌습니다. 한 해를 그려보는 2017년 1/4분기 총회가 2월 12일에 있었습니다
무언가를 새롭게 시도하기보다는 지난 몇 년 동안 사랑방에서 강조해왔던 운동전략에 따른 사랑방 운동, 함께 책임지는 사랑방 운동을 더욱 잘 하기 위해서 필요한 고민과 계획을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먼저 사랑방 활동가들이 가장 힘들어하면서도 거르지 않고 해오고 있는 작업이 바로 ‘인권으로 읽는 세상’ 글쓰기입니다. 박근혜 정권 출범과 함께 매주 발행된 ‘인권으로 읽는 세상’의 전체 목차를 쭉 훑어보니 지난 4년 동안 한국 사회가 살짝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사랑방이 주로 무슨 고민을 해왔는지 한 눈에 보이더라구요. 사실 돌아가면서 글을 쓰고는 있지만 주제선정과 문제의식을 정리하는 과정, 글을 수정하는 과정이 간단치가 않은 매우 조직적인 노력이 투여되는 작업입니다. 이를 더욱 안정적으로 하기 위해서 편집담당자를 두고 주제논의와 글쓰기 작업을 더 안정적으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참, 인권오름을 종간하면서 올해부터는 프레시안과 기사제휴를 통해 글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사실 ‘인권으로 읽는 세상’을 발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발행을 위해서 사랑방 활동가들이 한 주간의 정세를 읽고 어떤 이야기가 필요한지를 토론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20주년 논의 이후, 사랑방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말이 ‘전략’이라는 말일텐데요, 인권활동가로서 매주 함께 정세를 바라보고 우리의 입장을 벼리는 작업을 통해 사랑방 활동가들은 함께 ‘전략’에 대한 토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글쓰는 당번이 될 때마다 다들 너무나 힘들어하지만, 해야 하는 일이라는 강한 의지 속에서 지금껏 해왔고 앞으로 더 잘하자는 결의를 다졌습니다.
사랑방은 일 년에 4차례 활동가 총회를 하고, 각종 워크숍 등을 통해 활동을 평가하고 계획하는 자리를 자주 갖습니다. 다른 단체를 생각해보면 확실히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회의나 워크숍, 평가 자리가 활동가들에게 나름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이번 총회에서는 사랑방이 평가나 회의는 많이 하지만 일상적인 사업이나 활동은 활동가 개인에게 너무 내맡겨져 있다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래서 활동의 어려움을 해소하지 못한 채 평가나 워크숍 자리는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중심활동’과 ‘연대활동’이라는 구분이 중심활동은 조직적 무게와 부담감, 연대활동은 담당자의 활동이라는 방식으로 부정적으로 이해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함께 나눴습니다. 그래서 1인 담당자로 두지 않고 일상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활동가를 추가로 배치했습니다. 동시에 우리 모두 지금 사랑방 활동가들이 하고 있는 활동들은 사랑방의 활동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하면서 함께 고민하고 계획하기 위한 노력을 하기로 했습니다. 함께 궁리하고 발로 뛰고, 마음을 맞추는 운동을 하자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사랑방이라는 조직이 운영되기 위한 여러 일들에 조직 성원들이 모두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자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동안 책임감이 부족했다는 게 핵심이라기보다는, 단체의 실무를 최대한 분담하기 위한 조직적 노력이 순번제로 고착되면서 체계적으로 분담되지도 않고 그때그때 일들을 처리하는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면서 조직적 부담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재정-회계 관리이며, 후원인과의 안정적인 소통, 모집에 대한 노력부족입니다. 홈페이지 관리, 사람사랑 기획, 작게는 우편물 및 사무비품 관리까지 좀 더 세심하게 업무를 나누고 안정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1년에 두 차례 반기마다 사랑방 재정회계 현황을 검토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실 회계 감사로 신유라 후원인을 선임했습니다. 시간과 마음을 써야 하는 회계 감사 역할을 흔쾌히 수락해주신 신유라 님께 감사드립니다.
무언가를 새롭게 계획한 총회자리는 아니었지만, 그날의 계획대로만 된다면 사랑방 성원들은 올 한 해를 보내고 나서 매우 뿌듯할 것 같습니다. 함께 궁리하고 발로 뛰고 마음을 맞추는 운동을 해나갈 수만 있다면 사업이나 활동은 저절로 술술 풀릴 수 있지 않을까요? 2017년에는 좀 더 탄탄한 사랑방 운동을 해나가겠습니다. 올 한 해도 사랑방과 함께 힘차게 출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