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불법적인 기지국 수사 즉각 중단하라!
기지국 수사의 위법성이 일부 드러났다. 오늘 국회에서는 경찰의 기지국 수사가 정부의 <통신비밀보호법 업무처리지침>을 스스로 위반하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지침에서는 통화내역이나 위치정보와 같은 통신사실확인자료를 청구할 때에는 성명 또는 전화번호 등이 명시된 경우로 명확히 한정하고 있었다. 기지국 수사는 특정 시간에 한 기지국에서 잡히는 휴대전화번호를 수사기관에 모두 제공하는 투망식 수사기법으로 대상자의 성명이나 전화번호를 특정하고 있지 않다.
지난 2일 2009년 하반기에 무려 1,257건의 기지국 수사로 인하여 한번에 12,000건, 전체적으로는 1,544만 건의 무고한 시민의 전화번호가 경찰에 제공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이래저래 기지국수사는 불법적이다. 기지국수사는 2008년 하반기부터 통신사실확인자료로서 제공되기 시작하였는데, 그 전에는 일반 압수수색영장으로 기지국수사가 이루어졌다는 것이 방송통신위원회와 경찰의 설명이었다. 그런데 압수수색영장의 경우 형사소송법과 형사소송규칙에서 대상을 특정해서 기재하도록 하고 있고, 영장 집행시 당사자에게 통지하고 참여권을 인정해야만 한다. 따라서 일반적인 압수수색영장으로 기지국수사를 진행하기에는 위법 논란이 일 수 밖에 없고, 그보다 허가절차가 간편한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 방식으로 기지국수사가 이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오늘 밝혀진 것처럼 기지국수사는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방식으로서도 위법일 수 밖에 없다.
우리 단체들은 지난 5일 경찰에 기지국 수사를 중단하고 그 실태를 공개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특히 전화번호가 제공된 당사자에 대한 통지는 통신비밀보호법에 규정되어 있는 경찰의 의무이다. 그러나 경찰은 너무 많아서 통지하지 못하겠다며 법률상 의무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뻔뻔한 태도를 보여왔으며, 어떤 사건 수사를 위해 어떤 기지국에서 그 많은 전화번호가 제공된 것인지 정확한 실태도 감추어 왔다.
더이상 기지국수사와 같은 인권침해적 수사방식이 허용되어서는 안된다. 그 감추어진 실태도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만 한다. 오늘 우리는 다시한번 촉구한다. 경찰은 불법적인 기지국 수사를 즉각 중단하고 지금까지의 실태를 투명하게 공개하라!
2010년 4월 15일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올바른 과거청산을 위한 범국민위원회, 인권운동사랑방,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한국진보연대
성명/논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