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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논평

<성명>제주 강정에서 4 3 국가폭력의 망령은 사라지지 않았다!

<성 명>
제주 강정에서 4․3 국가폭력의 망령은 사라지지 않았다!
- 해군을 비롯한 정부의 폭력행위를 규탄한다!


어제 제주 강정마을에서 정부는 강정주민들과 활동가들에게 끔찍한 폭력을 행사했다.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대회가 끝나고 행진할 때 경찰이 폭력을 행사하고 폭력에 항의하는 참가자들을 연행하였다. 또한 강정포구까지 행진한 후에 주민들과 활동가들이 수영으로 구럼비 바위에 진입하자, 해군이 이들을 연행하면서 발로 구타하는 등 엄청난 폭행을 했다. 특히 송강호 박사는 턱이 찢어져 피가 나고, 송곳니가 부러지기까지 했다. 병원에 가서 치료받게 해달라는 정당한 요청조차 처음에는 거절하다 결국 검사만 받게 하고 다시 경찰서로 이송했다. 제주 강정마을에서 해군기지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최소한의 법적 권리도 인정받지 못한 채 폭력에 신음하고 있다.

그동안 해군과 삼성물산, 대림건설은 구럼비 발파작업을 하면서 화약법을 위반하는 위법 행위를 하였지만 정부는 이를 수수방관하였다. 오히려 구럼비 발파를 막기 위해 PVC관에 팔을 끼고 연좌하던 평화활동가들의 비폭력행동에 대해 활동가들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채 망치로 팔을 내리치기도 하였으며, 해상시위자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폭력을 행사하였다. 그 외에도 불법체포와 불법채증 등 경찰과 해군은 인권유린을 수없이 자행했다. 제주해군기지 선정과정에서 강정 주민들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고, 제주도의회에서도 해군기지 건설의 타당성을 재검토할 것을 결의한 상태지만 여전히 공사는 강행되는 등 민주주의는 묵살되고 있다. 더구나 우근민 제주도지사는 여전히 해군의 불법 공사를 중단시키지 않고 있다. 생명도, 인권도, 민주주의도 사라진 곳이 제주 강정이다.

특히 4․3항쟁 64주기를 맞이하는 2012년 4월에도 ‘국가폭력은 진행형’이라는 현실이 비참할 뿐이다. 4․3의 도화선이 된 1947년 3․1절 시위에서 경찰이 시위 군중에게 총을 발포하였고, 이에 항의하며 시작된 총파업에 대해 오히려 미군정은 파업주모자들을 검거하고 고문하였다. 그로 인해 1948년 4․3 항쟁이 일어나자 미군정은 강도 높은 진압작전을 벌였으며, 남한단독으로 수립된 정부는 제주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중산간 지역을 오가는 자는 총살하겠다는 포고문을 내리면서 대량학살은 시작되었다. 뿐만 아니라 중산간 마을 주민에게 협력한 사람들도 죽임을 당해 6년 간 국가폭력으로 희생자가 3만 명이 넘는다. 정당한 항의에 대해 오히려 전면적인 국가폭력을 행사한 것이 바로 4․3 학살이다. 그러하기에 지금 강정에서 주민들과 평화활동가들이 평화적 생존권을 위협하고 환경을 파괴하는 부당한 해군기지 건설에 항의하는 행동에 대해 해군과 경찰이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4․3의 재현이다. 나아가 제주 강정마을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경찰, 해군의 폭력은 마치 상처가 아물기 전에 상처를 후벼 파는 것과 다름없는 잔인한 행위이며 역사적 교훈을 저버리는 일이다.

우리는 강정마을 주민들과 평화활동가들이 더 이상 국가폭력에 희생되지 않도록 투쟁에 함께 할 것이며, 이러한 폭력을 낱낱이 기록하고 처벌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2012년 4월 2일

인권운동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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