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류기업 삼성에 여성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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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 차별을 규탄하는 여성·인권단체 기자회견
여성으로써, 비정규직으로써 이중 삼중의 차별을 당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세계 7위의 일류기업 삼성의 정규직 노동자로 일하다가 구조조정으로 사내하청기업 비정규직으로 강등되어 일하는 동안, 이들은 노동조합 없는 노동자로써의 설움을 여성이기 때문에 더욱 가혹하게 당했습니다. 결혼하고서, 임신하고서 삼성에서 근무한다는 것은 제조업에 있는 여성이라면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당해왔던 차별을 증언하는 기자회견입니다. 많은 참석 부탁드립니다.
▲ 일정 : 2006년 6월 27일(화) 오전 11시
▲ 장소 : 삼성본관 앞
▲ 순서 : 여성노동자들의 증언
삼성의 여성차별에 관한 규탄 발언
향후 대응과 관련한 입장 발표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 공동주최 : 경기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 전국여성노동조합, 민변여성복지위원회, 민주노동당 여성위원회,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인권단체연석회의, 경기여성연대, 한국레즈비언상담소
▲ 문의 : 다산인권센터 (031-213-2105 / 017-268-0136)
<삼성 하청 업체 삼명 RT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 차별 사례>
1. 승급 차별
- 삼성SDI에 1992년에 입사한 오**씨와 1993년에 입사해 정규직으로 근무하던 김**씨는 1998년 IFM 시기, 구조조정으로 삼성SDI 하청업체 삼명RT의 비정규직 사원으로 전환되었다. 이들은 삼성과 삼명에서 근무하던 15여년의 시간동안 단 한 번의 승급 심사등과 같은 승진의 기회를 가질 수 없었다. 반면 남성 사원들은 대리, 과장, 부장 등 직급을 가지고 있었다.
- 이들이 근무하는 동안 같은 제조 라인에서 근무하던 남성 사원들은 진급해서 관리직원이 되었지만, 함께 근무하던 여성 사원 중에 호봉이 올라가는 것을 제외하고 진급이 된 여성 사원은 단 한명도 없었다.
- 삼명RT의 경우, 여성 사원들보다 늦게 입사한 남성 사원이 처음에는 라인에서 함께 일하다가, 관리자가 없어지자 나이가 많고 남자라는 이유로 조장이 되어서 여성 사원들을 관리했다.
※ 삼명RT의 경우 한 부서에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1:9일 정도로 여성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아졌으나 대리를 위시로 한 모든 간부급은 남성이었다. 이것은 삼성의 다른 협력업체가 모두 동일했음
2. 결혼, 임신 과정의 차별
- 뿐만 아니라 같은 부서에 근무하던 동료가 결혼을 발표하자 부서장은 여성 사원을 불러 같이 함께 근무할 수 없으니까 퇴사해야 한다고 종용, 여성 사원이 결혼을 앞 둔 며칠 전에 퇴사를 한 경우도 있었다. 이것은 삼성과 삼성 하청업체들의 공통된 분위기였고, 사내 결혼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여성들이 결혼을 하면 퇴사를 하는 것이 당연한 분위기였다.
- 임신해서 근무하는 경우는 더욱 어려운 형편이었다. 간접부서(사무직)의 경우는 가능한 편이었으나 제조부서는 *모 간부가 “저기 봐라. 임신해서 눈에 보기도 안 좋다. 집에서 있는 게 좋다”라고 공공연히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무직의 경우도 예전에는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 삼성과 하청업체에서 근무 하던 중 임신을 하게 되면, 대부분의 여성들은 임신사실을 숨길 수 있는 데까지 숨기다가 소문이 나면 관리자에게 퇴사를 강요당했다. 다른 협력업체의 경우 임신한 것이 들켜서 쫒겨 나기도 했다. 임신한 여성 사원은 “만약 지금 안 나가서 유산되면 누구한테 책임을 떠넘길꺼냐”는 소리를 듣고 퇴사한 경우도 있었다.
- 3교대로 근무하는 제조 라인에 근무하는 업무 자체가 임신한 사람에게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에, 절적한 근무에 배치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성사원들은 임신을 하면 바로 퇴사해야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임신 사실을 숨기면서 근무했다. 〔근로기준법 제 68조 야업 및 휴일근로의 제한 ②사용자는 임산부와 18세 미만자를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의 사이 및 휴일에 근로시키지 못한다〕
3. 생리 휴가 위반 등에서의 차별과 인권 침해
- 여성 사원들은 결혼준비 때문에 휴가를 쓰려고 하면 뺄 수가 없었다. 반면 직급이 있는 남성 사원들의 경우는 여성 사원들에 비해서 휴가를 빼기가 쉬웠다.
- 삼명 RT에 근무하는 여성들의 경우, 산전산휴 휴가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었다. 3개월 휴가가 너무 길다고 2개월만 쉴 수 있었고 그마저도 업무가 많으면 휴가 중간에 불려 나와서 일했다.
- 남성 관리자들은 생리휴가를 신청하는 여성들에게 약을 먹고 일해라,참고 일해라 라고 이야기했으며 심지어 놀러가려고 생리휴가를 사용하는 것 아니냐, 생리대를 보여 달라는 말에 한 여성은 가지고 있던 생리대를 보여주기도 했다. 생리휴가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관리자들이 곱게 보지 않는 분위기여서, 여성 사원들은 대부분 생리휴가를 신청하지 않았고 생리통이 심한 여성 노동자들은 관리자들의 잔소리를 들어가면서 생리휴가를 사용할 수 있었다.
- 아침 조회시간에 관리자들이 ‘여사원들 화장실 너무 자주 가지 말고 쉬는 시간에 가라’고 발언했다. 이에 비해 남성 사원들은 담배를 피우거나, 자기 업무를 보기 위해 자주 자리를 비워도 아무런 말을 듣지 않았다.
4. 휴게시설 사용과 흡연 관련
- 여성들의 경우, 여성 전용의 휴게실이 필요한 특성이 있음에도 제조부서의 경우는 여성전용휴게실이 전혀 없었다. 남성 사원들이 술을 먹고 온 다음날 휴게실에서 잠을 자기도 해서 여성 사원들이 불편해했지만 이에 대한 시정이 전혀 없었다.
- 담배를 피우는 여자들에 대한 혐오발언이 심했다. 여성사원들은 “여자가 담배를 피우냐...담배 피우는 애들은 질이 안 좋다. 화장실이나 옥상에서 피우다가 들키면, 퇴사시킨다”는 협박을 들었다.
5. 전환 사원, 직접 고용 사원으로써의 이중 차별
- 삼성SDI에서 전환된 사원과 삼명RT에 직접 고용된 사원간의 차별도 심각했다. 분사해서 온 사원이라야 반장을 할 수 있었고 협력업체가 직접 고용한 사람들은 반장조차 할 수 없었다. 여성 사원은 당연히 안되었다.
- 삼성 전체가 함께 사용하는 사내 전산망(일명 싱글)의 경우, 삼명 RT는 (직급이 있다는 이유로)남성 사원들에게는 고유의 이메일을 주고, 여성 사원들에게는 이메일을 주지 않았다. 개인 컴퓨터도 없었지만, 컴퓨터를 하더라도 고유한 이메일이 없었기 때문에 여성 사원들은 회사의 정보로부터 소외될 수밖에 없었다.
5. 구조조정 시기의 차별
- *모씨의 경우 삼명RT 구조조정이 시작되자 결혼도 했고 라인에서 가장 임금이 높기 때문에 퇴사하라는 강요를 받았고 결국 퇴사했다. *모씨 역시 당시 임신 5주차였다. 이에 반해 나이나 직급, 임금이 훨씬 높은 남성 사원들에 대해서는 전혀 압박이 없었다.
- 브라운관의 수요가 줄면서 삼성SDI가 구조조정을 발표하자 삼명RT는 생산라인을 축소하면서 우선적으로 여성 사원들을 개별 면담하면서 퇴사를 종용했다. 그리고 여성 사원들의 자리를 남성 사원들에게 주고, 일을 보게 하고 여성사원들은 다른 일을 시킴으로써 심리적인 압박으로 퇴사를 하도록 유도했다.
- 삼명RT 페업시 남성 사원들에게는 다른 업체(중소업체)의 좋은 자리로 보내주겠다는 약속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여성 사원들은 다른 업체 면접 보러갔으나 대부분 그만 두었다. 대부분 열악한 조건의 업체만을 소개 시켜주었다.
- 지난 4월경 근무시간에 남성 사원만을 따로 불러모아놓고 GLS 교육(창업교육)을 해주었다.
- 삼성SDI는 삼명으로 분사한 남성 사원들에게 5000만원을 별도로 지급했다. 이에 반해 분사한 여성사원들에 대해서는 1년 치의 기본급만을 지급했다.(이는 분사 남성 직원도 동일하게 지급했다)
- 삼명RT는 직급별로 부장은 2000만원, 과장 1000만원, 대리급은 800만원 등의 위로금을 지급하고 일반 사원은 5년 이상 300만원 +3개월, 5년 이하 200만원 + 3개월 식으로 위로금을 지급했다. 결국 여성사원들은 모두 위로금에서도 차별적인 대우를 받았다.
기자회견문
UN은 매년 전 세계 국가의 인간개발 지수를 조사·비교 하여 ‘인간개발보고서’를 발행하고 있다. 2004년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남녀평등지수는 29위를 차지하였고 여성권한척도의 경우 68위를 기록하였다. 조사대상 177개국중 29위라는 순위는 상대적으로 높은 순위에 속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조사결과가 과연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지울 수가 없다. 세계일류기업이라고 자랑하는 삼성과 삼성의 하청업체인 삼명RT에서 벌어진 상황이 바로 그것이다.
삼명RT와 삼성, 뿐만아니라 대부분의 삼성 하청업체에서 벌어진 여성차별은 우리나라가 여전히 가부장적이며 여성 인권의 사각지대로 남아있음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특히 2001년에 제정했던 남녀고용평등법이 과연 제대로 실행되고 있는지를 의심케 하는 사건들이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2001년에 제정된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르면 차별이란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성별, 혼인, 가족 안에서의 지위, 임신 또는 출산 등의 사유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채용 또는 근로의 조건을 달리하거나 그 밖의 불이익한 조치를 취하는 경우”로 정의하고 있다. 삼명RT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례들은 법에서 정의한 ‘차별’의 개념들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셈이다.
여성의 신체적 특징상 사회적으로 인정되어야 하는 임신 과정에서도 삼명RT는 여성 노동자들에게 ‘임신해서 보기 안 좋다’는 인신공격까지 가해가며 상습적인 차별을 일삼았으며, 임신하면 바로 퇴사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근로기준법 68조의 임산부와 18세 미만자에게 시간 외 근무가 허용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여성노동자들은 임신 사실을 숨겨가면서 노동을 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산전산휴 휴가 조차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여성 노동자들은 15년간 근무했어도 남성 노동자들과는 달리 단 한번의 승급 심사등과 같은 승진의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그 뿐인가. 담배 피운다며 여성을 비하하는 것은 물론이고, 삼성SDI에서 전환한 사원들과는 달리 삼명RT 여성노동자들은 사내 전산망에 접근하는 것 조차 어려울 지경이었다.
구조조정의 시기에도, 결혼했고 임금이 높다는 이유로 퇴사를 강요당하는 것은 여성이었다. 임신 5주차의 여성노동자의 자리를 빼앗아 남성 사원들에게 업무를 주면서, 삼성과 하청업체는 비정규직차별과 여성차별의 이중삼중 고통을 이들에게 쏟아부었다. 더 이상 일할 수 없는 이들에게 고용보장의 약속과 퇴직위로금의 최소한의 조치조차 차별은 철저히 이어졌다. 세계일류기업 삼성에는 유엔이 정한 여성차별철폐조약같은 것은 간 곳을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이윤을 얻기위해 노동자들을 소모품으로 전락시키고, 비정규직과 여성노동자를 차별하는 것으로써의 신자유주의 경쟁질서의 일류로써만 남아있었다.
우리는 지금, 삼명RT에서 벌어진 여성차별이 비단 삼명RT라는 하청업체 한 곳에서 이뤄진 것만이 아니기 때문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이것은 삼성과 삼성 하청업체 대부분에서 암묵적으로 형성된 차별적인 질서이기에 분노를 멈출 수 없다. 노동자들의 당연한 권리인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를 박탈하고 인간임을 선언한 노동자들의 인권을 유린해 온, 삼성이 결국 가는 길은 여성 등의 사회적 소수자에게 이중삼중의 고통을 부과하는 것 임을 증명하고 있기에 우리들은 여성의 이름, 인권의 이름으로 삼성을 규탄한다. 세계일류로 가기 위해서라도 삼성은 즉각 여성차별을 중단하라. 우리는 이 자리에서 이윤보다 인간이 앞서지 않음을 선언하며, 국가인권위원회의 진정과 더불어 여성노동자들의 인간선언을 위해 앞장 서, 투쟁할 것임을 약속한다.
- 여성차별 일삼는 삼성과 삼명RT 규탄한다.
- 삼성은 모든 파견업체들의 노동탄압과 여성차별을 중단하고 시정조치를 마련하라.
- 삼성은 삼명RT 여성노동자들의 고용보장을 약속하라.
2006년 6월 27일
경기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 전국여성노동조합, 민변여성복지위원회, 민주노동당 여성위원회,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인권단체연석회의, 경기여성연대, 한국레즈비언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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