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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대다그대

내 인생의 잔치(파티)


6월에는 ‘내 인생의 잔치(파티)’를 아그대다그대 이야기합니다.

돌진

나는 아무래도 `잔치`보다는 `파티`가 더 어울리는 것 같은 그런 사람.ㅋㅋ
그렇다고 서구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수영장 옆에서 샴페인잔을 들고 돌아다니
면서 이 사람 저 사람과 이야기하고 춤을 추는 그런 파티를 해본 적도 없다.
다만 군대 있을 때(미군에 카투사로 있었다) 일과 끝나고 카투사들끼리 모
여서 노는 시간이 참 많았는데, 그 때마다 미군들은 카투사들을 보며 ``파티하
냐?(물론 영어로ㅋ)``고 물어봤는데,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참 난감했다. 이게 파
티인가? -_-^ 그러면서 들었던 생각은, `우리(카투사)`는 함께 만나서 놀고 술도
마시고 하는 것이 일상적인데, 미국인(미군)들은 그게 매우 특별한 일인가보다
싶었다. 얼마나 일상적으로 사람들과 교류가 없길래. 아니면 그들에게는 파티가
그만큼 일상적인 건가? ^^;;

바람소리

잔치.. 파티.. 익숙하지 않은 것.. 초등학교 다닐 때 가난한 동네라 아이들
생일잔치를 친구들까지 불러서 해주는 집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4학년 땐가
조금 괜찮게 사는 친구가 생일잔치에 초대했다. 은근 기대했는데.. 밥먹는
거였다. 특별한 음식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다만 그날 남는 기억은 잔치와 다른 것!^^::
그 집에서 밥을 먹는데, 그애 할머니가 내 젓가락질 하는 것을 보고 꾸짖는
게 아닌가. 그 후로 젓가락질 연습을 많이 해서 젓가락질은 잘 한다.

세주

나에게 `잔치`. 역시 가장 최근은 장수마을에서의 잔치 이다. `잔치라는 것이 이렇게 벌어지는구나`란 생각도 들지만, 잔치 속에서 동네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 동네 사람들의 즐기는 모습, 아주머니들의 왁짜지껄 한 모습을 보면 `이게 사람 사는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개인적인 삶의 '잔치'는 그래도 지금까지는 대학 합격 후 가족끼리 했던 오붓한 잔치(?)가 기억에 남고, 초등학교 때 친구들과 함께 했던 생일 파티도 일종의 잔치가 아닌가 싶다. ㅋ 앞으로도 많은 잔치를 했음 좋겠다.

ㅎㄹ

재작년쯤 활동을 쉬고 띵가띵가 지내고 있을 때 친구들과 함께 방에서 각자 음식
이나 술을 준비해서 파티같은 걸 했었다. 사람들을 기다리면서 불고기전골도 하고 샐
러드도 하구 술도 사놓은 채 친구들이 도착하기만을 기다렸다. `파티` `잔치`에 대한 설
레임은 바로 기다림 그때의 감정 때문인 것 같다. 사람들이 언제 올지, 오면 뭐할지 준
비하고 기다리면서 느끼는 그 설레임 때문에 우린 `잔치`를 하는 건 아닐까??

은진

7살 어린 남동생이 있다. 동생이 태어나고 백일잔치였나. 엄청난 수
의 손님들이 집에 왔고, 당시 갈비집을 운영하던 엄마의 능력(?)으로 쉬지 않고
집에서 L.A갈비를 구워 손님들에게 대접했다. 결국 후에 얼마동안 L.A
갈비(다른 갈비말고, 특히 요 장르만)에 질려 냄새도 맡기 싫어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린 내가 질렸던 건 갈비냄새가 아니라, `남자`아이의
탄생에 흥겨워하던 친척어른들의 모습이었던 거 같다.



제가 앞으로 활동하면서 `잔치`란 것을 이토록 많이 준비하고 진행할 기회가 언제 또 있을까 싶네요. 성북 장수마을에서의 대안개발연구모임 활동, 일상 속에서 주민들과 만나고 나누는 자리들을 기획하면서 빠질 수 없는 것 마을잔치! 원래 컨셉은 소소한 물건을 나누는 벼룩시장이었건만, 장수마을 잔치에서 주는 역시 酒(술), 장수마을 주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술은 장수막걸리예요. 마을벽화가 그려지기 전인 2009년 대구 삼덕동에 주민과 함께 답사를 다녀왔었는데, 여러 재료를 활용한 벽화들을 보면서 한 주민이 우리 마을은 장수막걸리를 많이 먹고 이름도 장수마을이니까 장수막걸리 뚜껑을 이용해서 벽화를 만들어보고 싶다 했는데, 아직까지 추진은 되지 않았네요. ㅎ 작년 5번 장터를 열었던 것을, 올해는 상하반기 한 번씩 정말 '마을잔치'답게 해보자고 해서 지난 6월 16일 풍물패가 시끌시끌 마을을 춤추게 하고, 어린이 사진교실에서 찍은 사진과 나눈 이야기들로 만든 팜플렛도 전시하고, 처음으로 음식 완판 기록을 세운 어머님들이 정성껏 만들어주신 부추부침개, 돼지껍데기, 오징어무침은 막걸리 맛을 더하고... 날짜 잡고 프로그램 짜고 마을잔치 준비 함께 하자고 꼬시고 마을잔치 놀러오시라 알리고 장보고 짐나르고 장소 셋팅하고 몸이 참 바쁘고 피곤한 게 마을잔치에요. 그래도 마을잔치 준비에 함께 하시겠다 나서주시는 새로운 분들과의 인연이 생기고, 반가워하시면서 고생했다고 술 한잔 주시는 것을 들이키고 나면 뭔가 힘들었던 게 좀 잊혀지고 맘이 쭉 펼쳐지는 기분입니다. 그 맛에 지금 장수마을을 왔다갔다 하나봐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