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는 걸 좋아합니다. 마주 보는 걸 좋아합니다. 혼자 걷는 거리보다 함께 걷는 거리를 좋아합니다. 모두 다 혼자서 할 수 없는 거였습니다. 누군가와 마음이 통하지 않는 다면 할 수 없는 거였습니다. 나 혼자만 좋아해서도 상대방이 나를 좋아해서도 일방적인 관계만으로는 할 수 없는 거였습니다. 처음 사랑방에 왔을 때에는 아직 사람들과 손을 마주잡기도. 마주보며 이야기하기도. 함께 거리를 걸어가는 것도 어색하고, 불편했습니다. 저 사람은 날 어떻게 생각할까?? 내가 이렇게 이야기 하면 저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처음의 불편함이었을 수도. 아직 마음과 마음이 만나지 못해서 엿을 수도…….그렇게 사랑방과의 만남은 풋풋한 첫사랑과의 재회마냥 어색하고 불편했습니다. 두어 달이 지날 무렵 어느 순간 사랑방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걸 불편해하지 않는 나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랑방 입구 앞에서 숨어서 혼자 담배피고 들어가던 내가 어느덧 사람들과 함께 웃고 떠들기도. 책상 한구석에 앉아서 책도 읽고, 함께 밥을 먹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사랑방에 대한 애정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이곳에서 나도 활동할 수 있을까? 비어있는 책상 한구석, 사랑방 마음 한편에 내가 발 디딜 수 있을까? 이이들이라면 내가 생각하는 것을 함께 나누고 고민하며 조금씩 키워 무언가를 함께 활동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즐거움과 함께 나만의 활동이 아닌 타인들과 함께 하는 활동을 잘 해나갈 수 있을까, 오랜 기간 동안 사람들과 함께 고민하며 행동할 자신이 있을까. 맞잡은 두 손을 놓지 않고 붙잡고 갈 수 있을까. 사랑방이 참 좋았습니다. 사람들의 열정이 마냥 부러웠고, 그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이 사람들이 내 손을 잡아주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들이 내 손을 잡아주면 나는 그 손을 붙잡고 앞으로 걸어갈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사랑방 상임활동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고민의 깊이도 활동의 경험도 부족한 상태이지만 사랑방 이들과 함께 한다면 부족한 건 채워질 것 만 같았습니다. 그리고 인터뷰기간동안 활동가 한명 한명과의 만남은 잘 생각해보지 못했던 이야기들, 머릿속에서 맴돌고만 있을 뿐 표현하기 힘든 이야기들. 활동가들과의 만남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한 번 알아 갈 수 있었습니다. 이제 사랑방과 손을 잡고 함께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람 한명 한명과 마주보고 함께 거리를 걸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난 지금 참 행복합니다. 그리고 잡고 있는 손을 놓치지 않고 싶습니다. 맞잡은 두 손의 따뜻한 느낌, 행복한 기분을 가지고 사랑방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지금 난 행복합니다. |
활동가의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