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에서 상임활동을 시작하자마자 후원인 인터뷰를 맡게 되었다. 고민하던 찰나, 후원인인 친한 친구가 떠올랐다. 마침 서울에 볼 일이 있어 올라오는 친구를 만나 후원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인터뷰는 두 사람이 서로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얼굴을 마주보지 않고 진행했다. 얼굴을 마주보는 순간 진지해지기 어려운 관계라고나 할까. 서면인터뷰와 인터넷 채팅을 병행한 결과다.
◇ 먼저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올해로 서른네 살 먹은 장용훈이라고 합니다. 작년부터 대전에 있는 모 대학에서 직원으로 대학의 각종 기록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 대학의 각종 기록을 관리한다는 게 구체적으로 뭐죠?
대학의 행정기록이나 중요한 역사기록, 연구기록을 관리하고 보존하는 일을 합니다. 대학의 역사를 남기는 일을 하는거죠. 제 손 끝에 어떤 기록이 남을지 어떤 역사가 쓰일 지 결정이 된다는 생각을 하면 보람도 있고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 사랑방은 어떻게 후원하게 되었나요?
언제부터 어떤 계기 때문이었는지도 생각이 잘 안나네요.^^;; 아마 직접 함께하지 못한 미안한(?) 마음이 더 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내 인권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제가 신경쓰지 못하고 있는 동안에도 누군가는 늘 활동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편치는 않아요.
◇ 사랑방 활동에서 가장 관심이 가거나 애착이 가는 부분이 있다면?
사랑방이야 말로 정말 전 방위적인 활동을 하고 있고 모두 중요한 부분들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가 더 좋아져서 사랑방의 활동 범주가 줄어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일상적인 생활 속에 파묻히다 보니 아무래도 대중적인 행사가 눈에 잘 들어와요. 인권영화제 같은 활동이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하고 있고 인권에 대한 담론을 긍정적으로 풀어가고 있는 것 같아 보기 좋죠. 잘 시작하고 잘 성장한 기획이라 생각합니다.
◇ 그렇다면 지금 한국사회에서 대중적이면서도 올바른 인권담론이란 무엇일까요? 혹은 필요한 인권담론이라면....
인권문제라는 게 스펙트럼이 무척이나 넓어서 참으로 어려운 문제인데요. 사람들과 함께 이런 고민을 한다는 게 중요하겠죠. 정답이 여러 개일 수도 있는 문제도 많을테고, 사람들 각자도 자신만의 문제를 갖고 있을 거예요. 그리고 이런 문제가 사회와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리라고 봅니다. 인권운동사랑방에서 답을 찾고 당장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상적인 문제를 두고 어떤 게 맞는 지 토론해보고(보편적이고 상식적인 수준의 언어로) 하는 자리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인권영화제의 의미가 컸던 것 같구요.
◇ 사랑방에 아쉬운 점이나, 더 좋아졌으면 하는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사랑방 활동가분들의 활동이 양지에서 더 활발하게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일반 시민들과 직접만나는 면적을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매체가 생겨나고 1인 방송이 가능해진 시대에 사랑방 자체 콘텐츠를 갖고 사람들과 어떻게 바로 만날 수 있는지를 고민하면 더 유익한 상황을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사랑방의 온갖 기록들을 잘 정리하면 우리나라 인권운동의 역사를 정리하는데 큰 도움도 되고 인권운동 DB로 잘 활용할 수 있을텐데요.
◇ 예를 들어 사랑방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걸 운영하는 걸 이야기하시는 건가요?
어떤 게 좋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어쨌든 물리적 소통의 도구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인권운동사랑방의 강점이라면 ‘인권’이라는 말, 개념을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까지 사랑방의 강점이기도 했던 것 같구요.
◇ 사랑방에 도움이 되는 조언들 감사드립니다.
저도 후원인 인터뷰를 통해서 평소에는 고민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생각해보게 되었던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