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상임활동가 훈창입니다^^ 참 오랜만에 상임활동가 편지로 연대와 평화의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봄이 지나가고 벌써 30도를 넘나드는 여름, 다들 잘 지내시나요?? 무더운 여름이 시작되는 오늘 모두들 건강 항상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저는 오늘 6년여 간의 시간동안 싸워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후원인분들과 나누려고 합니다. 기타노동자들이 기타도 만들지 못한 채 거리에서 싸워온 이야기, 대법원에서 부당해고라는 판결을 받았음에도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기타라는 악기와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습니다. 라디오 PD와 DJ를 오랫동안 해온 가족의 영향이 가장 컸습니다. 일요일 아침에 눈을 뜨면 들려오는 LP 속 노래들은 익숙하다 못해 당연한 일상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밴드음악들을 접하게 되며 음악에 푹 빠져 버렸습니다. 너바나, 섹스피스톨즈, 랜시드, 노브레인의 음악을 들으며 펑크키드가 되었고 에릭클랩튼, 로버트 존슨, 지미핸드릭스와 비비킹은 블루스 음악에 빠지게 했습니다. 마이클잭슨이 죽은 날 하루 종일 침묵에 빠졌고, 최근 데프트 펑크가 신보를 내었다는 소식에 중학교 때 3만원에 산 해적판 데프트 펑크의 앨범이 떠올랐습니다. 기타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집에 있는 통기타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조금조금 돈을 모아 전자기타를 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산 기타가 콜트기타였습니다. 네! 공장에서 내쫓기고 박영호 자본에 맞서 농성을 시작한 지 2313일이 지난 노동자들이 만들었던 기타였습니다. 그 기타를 어떻게 잃어버렸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하지만 그 기타가 제가 산 마지막 콜트 기타였습니다. 콜트기타 노동자들이 정리해고 되었단 소식이 들린 이후 제가 기타를 살 때 콜트기타는 사지 않거나 추천해주지 않는 기타가 되었습니다. 기타는 단순한 하나의 상품이 아닌 노동자이자 장인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그래서 피와 땀으로 범벅된 우리네 삶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악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악기가 자본에 의해 노동자를 해고하는 도구가 된 순간 더 이상 피와 땀의 소리가 나지 않은 채 돈의 냄새만 풍길 것 같습니다. 차마 자신들의 자부심과 같았던, 그래서 사람들이 기타를 들고 다니면 어디 기타인지 확인하는 그들이 콜트기타 불매를 선언하는 건 참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 같습니다. 돌아갈 공장이기에, 여전히 자신의 손으로 만든 기타를 사랑하기에 자신들의 입에서 차마 내뱉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그런 그들이 요즘 거리에서 ‘콜트기타불매’를 외치고 있습니다. 더 이상 노동자의 착취로 만들어진, 그래서 피와 땀의 소리를 들려주지 못하는 기타를 사지 말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기타노동자들이 공장으로 돌아가는 날이 기다려집니다. 그들의 7년간 삶이 투여된 기타에서는 무슨 소리가 날까요?? 우리네 피와 땀의 이야기가 가장 잘 전달되는 기타, 그리고 노동자에 대한 존중과 사람의 존엄에 대한 소리가 그 기타에서 나지 않을까요? 그 소리가 빨리 듣고 싶습니다. 기타 노동자들이 다시 공장으로 돌아가 기타를 만드는 날, 그 기타 소리에 흠뻑 취하고 싶습니다.
내가 콜트기타를 치지 않는 이유
훈창 (상임활동가)
□ 콜트콜텍 노동자들과 함께 하고 싶으시다면 아래와 같은 일정에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30분 콜트콜텍 기타노동자의 집 앞 - 야단법석
∙ 매주 목요일 정오 등촌동 콜트콜텍 본사 앞 - 목요집회
∙ 매주 금요일 저녁 7시 30분 서울과 인천 - No Cort! 콜트콜텍 기타 불매 유랑문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