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훈창이에요^^ 요즘 매달 사람사랑에 무슨 활동을 하며 살고 있는지 후원인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아 참 좋네요. 저만 좋은 건가요?? 받아 보시는 분들은 어떤지 모르는데 왠지 설레발 친 것 같기도 하네요. 요즘 저는 매주 월요일마다 마포 민중의집과 요양보호사협회, 공공노조 돌봄 지부와 함께 진행하는 마포지역 요양보호사 컴퓨터 교실에 보조강사로 나가고 있습니다. 컴퓨터 교실이라고 이야기 하니, 사랑방 활동으로 가는 거야? 이전의 사랑방 활동과 다른 것 같은데? 이런 궁금증들이 생기지 않으세요? 그래서 오늘은 제가 왜 매주 월요일 마포지역에서 요양보호사 컴퓨터 교실을 가는지 이야기 드리려고 합니다.
마포지역에서 돌봄 노동자를 만나다.
작년 20주년 워크숍을 통해 사랑방은 앞으로 지향할 세 가지 활동 방향을 정하고, 안산과 마포에서 구체적인 활동을 시작해보기로 했습니다. 지난 사람사랑에서도 이야기 드렸지만 이 활동은 1)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관계, 연결, 연대망 만들어가기, 2) 규범이 아닌 저항의 언어로서 인권 만들어가기, 3) 인권운동 영역을 넘어 세상을 바꾸려는 여러 운동, 에너지와 함께 하기, 이런 맥락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매주 월요일 마포지역 요양보호사 컴퓨터 교실에 가는 것도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사랑방 혼자의 힘이 아닌, 다른 운동들과 고민을 나누며 서로의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민중의 집을 비롯한 단체들과 함께 돌봄 노동자 조직화 활동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컴퓨터 교실은 돌봄 노동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입니다. 돌봄 노동자의 경우 대부분 고령 여성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가장 배우고 싶어 하는 것 중 하나가 컴퓨터입니다. 그래서 마포지역에서 열리는 컴퓨터 교실의 열기는 뜨겁습니다. 주1회 진행되는 수업은 정원 30명이 꽉 차 있고, 대부분 빠지지 않고 참석합니다. 강의하는 사람과 보조교사들이 쉴 수 있는 시간도 없습니다. 궁금하거나 모르는 부분은 바로바로 물어보니 2시간 동안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 달밖에 안됐지만, 30명의 돌봄 노동자들의 얼굴 하나하나 기억납니다. 아직 익숙지 않은 마우스와 키보드에 손목 아파하면서도 잠깐도 쉬지 않는 모습을 생각하면 또 다음 시간이 기다려지기도 합니다.
지역에서 고령여성 돌봄 노동자와 만난다는 것
아직은 사랑방의 고민을 이곳에서 어떻게 풀어나갈지 막막하기도 합니다. 막연한 기대는 있습니다. 노동자라는 정체성, 노동이라는 키워드만으로 읽을 수 없는 고령여성노동자들의 이야기 속에서 인권의 언어를 고민하는 것, 그리고 이들의 연결을 만들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을 만든다는 건 아직 보이지 않는 실체이지만 두근거림을 느끼게 합니다. 첫 수업을 마친 뒤풀이에서 만난 이들의 이야기에서 그 두근거림의 실체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40년간 시부모님을 봉양하고 있는 이야기, 철없는 남편 때문에 해보지 않은 일이 없다는 이야기, 결혼을 한 후 마포지역에서만 살았다는 이야기, 요양보호사를 하며 처음으로 월급을 받아 보았다는 이야기들에서는 다양한 여성들의 삶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에서 누군가의 엄마나 부인이 아닌 세상의 많은 것들을 헤쳐 나온 사람이 보였습니다.
이야기를 연결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을 만들어 가려 합니다
사랑방에서는 올 한 해 동안 이들과 꾸준히 만나려 합니다. 당장 상반기에는 컴퓨터 교실을 진행하고, 하반기에는 이들의 이야기를 연결하는 자리를 진행하려 합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연결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을 만들어 가려 합니다. 돌아오는 월요일이 되면 저는 컴퓨터 교실에 갑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그곳에서 이들의 연결을 고민합니다. 왠지 두근거리는 그 시간, 후원인 여러분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