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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대다그대

내 인생의 갑을

아그대다그대 아그대다그대는 작은 과일이 조발조발 열린 모양이라는 뜻입니다   
이번 달에는 내 인생의 갑을 을 아그대다그대 이야기합니다

돌진

군대를 갓 제대하고 알바를 구하면서 나름 면접이란 걸 봤는데 면접 분위기도 좋았고 결과도 좋았지만, 면접하는 내내 왠지 내가 일방적으로 평가당하고 있다는 불쾌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면접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반응이나 그때 오갔던 이야기와는 전혀 무관하게 그 자리 자체가 불쾌하게 여겨졌다. 불쾌하면서도 잘 보여야 한다는 마음 또한 사라지지 않아서 더 우울했던 기억.

사실 그건 시작에 불과했는데, 어느덧 불쾌함보다는 잘 보여야 한다는 마음이 역전해버렸다. 갑과 을을 왔다갔다 하는 요즘, 알량한 갑의 자리에서 미끄러지는 것은 한 순간이지만 을의 자리에서는 영원히 벗어날 수 없을 거라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다.

유성

평생 갑의 마인드로 살았던 것 같다. 운 좋게 가질 수 있었던 몇몇 자원들 덕에, 그런 환상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까지는. 내게도 예외 없이 조여 오는 목줄을 느끼니, 세상 사람들이 달리 보인다. 좀 겸손해져야겠다. ㅎㅎ

ㅎㅊ

개인적으로 절 아는 사람들은 다들 알만한 이야기....

후보 철회. 여기까지!! 더 이상은 비밀이에요ㅋㅋㅋ

유성

충분한 숙고 없이 발언했다가,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지기도 전에 지레 겁먹어 철회하는 일이 가끔 있다. 발언은 꼭 숙고 끝에 하고, 한번 질렀으면 충분한 비 판적 검토가 이루어질 때까지 철회하진 말아야겠다. 이런 재미없는 일기장 반성 문을 여기다 쓰는 건 철회할까 하다, 숙고 끝에 그냥 두기로.

ㅎㅊ

사실 잘 모르겠다.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다. 관계가 형성되면서 때론 갑이 되기도 을이 되기도 했다. 사람들 간의 관계에서는 그러했다. 하지만 그곳에 다른 것들이 개입된 순간부터 난 을이 되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내내 사장이 집에 보내주지 않으면 혼자 궁시렁 거리며 어쩌지 생각하고 세입자로 살며 집주인의 눈치를 항상 본다. 학교에서 교사가 반항한다며 폭력을 행사할 때 저항하지 못하였다. 그래서 난 갑과 을로 고정되는 관계를 최대한 피한다만, 세상사는 게 절대 피할 수 없는 거였다ㅠㅠ 새로 이사한 집에서 주인의 눈치를 슬금슬금 살피는 요즘. 새삼스레 갑을관계를 절감한다.

바람소리

갑이라.. 한번도 갑이었던 적이 없었던 듯... 그런데 슬프지는 않다. 다만 여러 아르바이트를 할 때도 내가 '을들의 연대'를 위해 열심히 실천한 적도 별로 없었던 같아 조금 아쉬울 뿐, 미안할 뿐.....사실 을들이 연대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나도 안다..

그러니 을들의 연대란 '천천히 그러나 끈끈하게' 해야하는 것! 을로서의 삶을 살기도 힘든 시기인지라..... 그러니 놓지 말자, 을들의 연대! 그러니 너무 겁먹지 말자! 천천히 계속 가자고 다짐하는 수밖에

모든 관계가 권력관계라는데, 대부분 을의 위치성에 있지만서도 사적인 관계들 속에서 전 갑이 되고픈 맘을 놓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평등한 관계는 어떻게 가능할까요?

미류

매주 상임활동가들이 돌아가면서 [인권으로 읽는 세상]을 쓰고 있다. 몇 주 전 주제가 '갑을'이었는데 원래 쓸 순서였던 활동가가 쓰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몇 차례의 교환을 거쳐 결국 내가 쓰게 됐다. 덕분에 세 활동가에게 '갑'이 되는 거래가 성사, 호시탐탐 맛난 거 사달라 조를 기회를 엿보고 있는 중! 그런데 다들 바빠서 맛난 건 아직 머리 속에만 있다. 흑흑.

승은

20대 초반 영어회화 테이프 셋트를 엄청난 액수를 주고 구입했다가 반품을 한 경험이 있다. 가격이 몇 십 만원이었는데 당시로서 꽤 큰 돈이었다. 살 때까지는 내가 갑이 된 것 같은데 돌려주려 할 때는 을로 내 처지가 변해있었다. 돈으로 돌려받기까지 꽤 맘 고생을 했다. 지금도 기업은 소비자가 왕이라고 한다. 그러나 실제 소비자 권리는 을의 위치에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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