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상반기 활동을 진행하며 운동간의 연결과 힘을 비축하며 하반기 정부법안 발의에 대응할 힘을 만들어 가려 했습니다. 이와 같은 기조에서 평등예감_‘을’들의 이어말하기는 운동과 사람들의 연결을 만들어간다면 7월 한 달 동안 진행된 토론회는 반차별 담론을 확대하고 다른 운동들과의 논의를 통해 힘을 비축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첫 번째 진행된 ‘차별의 표현, 표현의 차별-혐오에 대한 규제와 표현의 자유’ 포럼은 혐오발언에 대한 운동의 힘을 비축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서는 혐오발언에 대한 내부논의를 진행하면서 최소한의 합의점과 혐오발언에 대한 담론을 확대시킬 필요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혐오발언은 처벌해야 한다, 처벌하면 안된다의 논쟁이 아닌 혐오발언이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 차별의 구조를 강화하고, 소수자들이 자신을 드러낼 수 없도록 하는 혐오발언에 대처할 힘을 만들어야할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되었지만 이에 대한 논의를 제정연대 혼자만이 해나가기에는 가지고 있는 내용과 담론이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 지난 2011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표현의 자유연대는 함께 혐오발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제정연대만의 고민이 아닌 다른 운동과 고민을 나눈다는 것은 새로운 고민의 방향을 만들 수 있는 기회이자, 반차별의 확산이기도 하였습니다. 토론회의 세부내용은 최은아활동가의 글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지만 토론회를 끝낸 지금 제정연대는 혐오발언에 대한 우리의 고민을 더욱 확장해야 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법안을 어떠한 방식으로 구성하면서 혐오발언이 만들어내는 사회적 문제를 드러낼지, 그 문제에 대해 싸워나갈 수 있는 힘은 어떻게 만들어 낼지를 적극적으로 고민할 필요성이 느껴졌습니다. 또한 당사자들이 겪는 혐오발언의 문제를 운동의 문제로 풀기 위해 우리가 준비할 지점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도 생겨났습니다.
7월 24일 진행된 "노동, 차별금지법을 말하다" 토론회는 제정연대에서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쉽게 이야기 할 수 없던 노동의 차별을 노동운동과 처음으로 함께 나눈 시간이었습니다. 자본주의 구조에서 가장 약한 고리에 대한 차별이 빈번히 발생하고, 차별이 자본의 구조를 지탱하는 힘으로 작동하는 현실에서 반차별 운동이 노동과 자본을 겨냥해야 함은 제정연대의 고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노동운동과 함께 이야기 하지 않는다면 이야기는 공중에 떠돌아다닐 것 같았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조계종노동위원회,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네트워크와 함께 진행한 토론회는 노동운동과 반차별 운동이 처음으로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토론회를 기획하며 무슨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지 고민이었습니다. 노동의 현실에서 드러나는 차별의 상황이 아닌 평등과 반차별의 가치를 노동운동에서 왜 이야기에 해 나가야 하는지를 전달 할 수 있을지 고민이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이와 같은 이야기를 들어줄 많은 노동자들이 토론회에 참여하였습니다. 서경지부 청소노동자, 장기투쟁사업장의 노동자들과 반차별 운동의 활동가들이 같은 공간에서 차별을 이야기하는 모습이 새롭기도 하였습니다. 그 모습에서 반차별의 가치를 노동운동에서 이야기 해 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도 보였습니다.
참 인상 깊은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헌법상 평등권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이 평등이 오직 노동자계급에게만 특정한 영역에서만 통한다면 노동운동은 평등을 말할 자격이 없다는 노동운동가의 토론, 다시 노동운동이 평등을 이야기 해야 한다는 자기 고백적 이야기는 노동운동과 반차별 운동이 함께 이야기를 시작해 나갈 때 평등의 복원을 위한 우리의 길이 힘 있게 나갈 수 있겠단 고민을 주었습니다.
노동 토론회를 마친 후 제정연대에서는 노동운동과 더욱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고용형태에서의 차별만이 아닌 노동의 과정에 뿌리 깊게 존재하는 차별, 들어낼 수 없는 정체성과 고정된 역할로 요구되어지는 노동속 차별의 이야기는 법안만이 아닌 사회속 관계와 위치에서 차별을 해소하고 보편적 평등을 구현할 방법을 찾는 실타래를 향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 지 적극적 활동을 이어나갈 필요가 느껴졌습니다.
제정연대에서는 7월 토론회의 고민을 하반기 활동에서 더욱더 적극적으로 확산시키려 계획하고 있습니다. 노동토론회에서 고민을 나눈 사람들과 더욱더 적극적으로 담론을 구축해나가고, 혐오표현에 대한 우리의 대응전략을 만들어 가며 연결된 힘을 강화하려 합니다. 단지 일회성 토론회나 포럼의 형태가 아닌 평등을 구현하기 위한 힘을 만드는 시간, 하반기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활동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