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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대다그대

내 인생의 더위

정록
아직도 더위를 떠올리면, 2018년 여름이 생각난다. 한낮의 뜨거움도 엄청났지만, 40일 넘게 지속된 열대야로 잠을 이루지 못했던 그 때.

디요
땀도 많고, 피부도 잘 타지만 더위 자체는 잘 견디는 편이다. 오히려 남들이 나를 보며 더 더워하는 게 문제라면 문제.

다슬
4월 11일 차별금지법제정쟁취 단식투쟁과 평등텐트촌이 시작되면서, 국회 앞에서 생활(?)해야할 일이 많은데, 첫날에 손등이 다 탔다. 그 다음에는 얼굴이.. 그 다음에는 내 목덜미가.. 얼마나 더운지 단식자 텐트 옆에 있는 운영팀 텐트에는 선풍기가 설치되었다. 발전기를 틀면 기름 냄새와 소음 때문에, 그걸 참고 선풍기를 트는 것도 일이어서 아직까지 틀어본 적은 없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서 긴팔을 고수하고 있는데, 얼굴이랑 손은 이미 타버렸지만 다리랑 팔은 지켜야겠다.

민선
더위와 추위 둘 중 하나를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한다면 더위. 집회나 농성 등등 밖에서 시간을 보내야 할 때 그늘을 찾거나 냉수를 먹거나 부채질을 하거나 추위보다 더위를 가시게 할 방법이 왠지 더 많은 것 같아서. 지난주 여름에 들어서는 입하였는데 훅 더워지기 전에 꼭 차별금지법 제정해서 사랑방 활동가들 모두가 사무실에서 만날 수 있기를 오늘도 바랄 뿐.


내 고향 남원은 분지여서 대구만큼이나 초절정 한여름 기온을 찍는 곳이었는데, 덥지만 건조하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그때의 여름을 참 좋아했다. 지금도 여전히 제일 좋아하는 계절은 여름이지만 오늘날의 더위는... 나를 뚜껑이 꽉 닫힌 찜통 속에 갇혀 퍼진 만두피로 만들고... 국회야, 여름 오기 전 이 봄에 차별금지법 제정하자...

어쓰
찌르듯이 따가운 더위는 그래도 견딜 만하다. 작은 그늘 한 조각이나 약한 바람 한 줄기에도 숨통이 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푹푹 찌듯이 숨 막히는 더위는 참기가 힘들다. 그늘에 들어가도, 바람이 불어도, 서도 앉아도 누워도 힘이 쭉쭉 빠져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축 늘어지기만 한다.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기온보다는 습도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