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입방한 해미 님과 함께 신입활동가 교육을 들을 기회가 아주 많아요. 올해 커리큘럼에 새로 추가된 교육도 함께 했어요. 일 년 사이에 사랑방에서 주요한 활동으로 등장한 ‘다른 세계로 길을 내는 모임’이 그렇고요. 글쓰기 교육과 페미니즘 세미나도 함께 듣고 있어요. 솔직히 말하면 읽을 자료가 적지 않아서 버거울 때도 있지만, 이때 아니면 언제 배울 수 있나 하는 생각에 열심히 하고 있어요. 이번에는 교육기획 과정에도 참여했는데요, 특히 글쓰기 교육은 미류와 함께 기획하고 참여하는 거라서 책임감을 느끼고 더 적극적으로 임하게 되네요.
2021년 5월 31일 월요일 상임활동가 회의로 사랑방 생활이 시작됐습니다. 벌써 1년이 훌쩍 지났다는 것이 놀라워요. 해미 님과 교육을 듣다 보니 예전에 교육을 들었을 때의 메모도 다시 확인하고 기억을 더듬어보게 되던데요, 그때는 생소한 단어와 경험들이 낯설게만 느껴지고 이게 뭐지 싶기도 했어요. 정말 가끔은 이해가 안 가는데 어떻게 이해가 안 가는지 설명할 말이 떠오르지 않을 때도 있었지요. 뭔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다시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소화가 되어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려울 때가 많았어요. 그런 복잡한 마음이 당연하다고 느끼기까지 1년 넘게 걸렸어요. 1년 전에는 이 방대한 역사와 기록을 어떻게 감당해야 싶은 부담감도 컸지요. 지금 생각해보니 교육기간은 사랑방과 저, 서로의 생각을 엿보는 시간이기도 했네요. 그동안 무슨 생각을 하면서 어떻게 지내왔는지를 서로 이야기해보는 시간이었던 것인데, 예전에는 자료를 습득하기 바빴던 것이 뒤늦게 아쉽기도 해요.
이번 교육에는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보자는 마음으로 참여해서 그런지 훨씬 집중이 잘 되네요. 모든 것이 낯설던 때와는 정말 달라졌어요. 그동안 보고 느낀 것을 활용할 수 있어요. 페미니즘 세미나는 일상에서 느꼈던 분노를 나누고 이론으로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아요. 생각보다 페미니즘을 과거부터 현재까지 배울 기회가 없거든요. 그래서 더 소중하게 여겨지네요. 글쓰기 교육도 마찬가지인데요, 알게 모르게 사랑방에서 썼던 글과 외부강연을 들었던 것이 이번에는 빛을 발할 때라는 생각도 드네요. 활동 기간에 상관없이 혹은 작가여도 글쓰기가 너무 힘들다는 걸 자주 들었어요. 글쓰기는 모두가 힘들고 고생스러운 과정이라는 걸 느꼈어요. 이번 교육에서 그 어려움을 마주하고 잘 이야기해보고 있어요.
새삼 교육과정은 듣는 이에게도 말하는 이에게도 쉽지 않은 과정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알아야 하는 걸까?’ 고민이 되기도 하고요. 어디까지 펼쳐놓고 이야기를 시작할지 고민이 필요해서 쉽지 않아요. 어떤 방식으로 교육하는 것이 서로에게 좋을지 고민도 되고요. 이런 과정을 교육기간을 통해서 함께 맞춰가고 알아가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신입활동가에게는 어디까지 이야기할 수 있는지를 알아가는 시간이기도 하고요. 신입활동가에게 교육의 기회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느끼고 있어요. 예전에도 사랑방의 3개월 교육커리큘럼에 깜짝 놀랐는데요, 꼼꼼하게 교육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것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사랑방은 신입활동가 교육 말고도 활동가들끼리의 공부도 중요하게 하는데요, 공부엔 진심이고 끝이 없는 사랑방이네요.
▲페미니즘 세미나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