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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대다그대

내 인생의 '행진'

정록

지난 토요일 강남에서 907기후정의행진을 진행했다. 강남역에서 삼성역까지 행진하는 내내, 경찰들에게 차량소통을 위해서 빨리 빠지라는 독촉과 협박을 들었다. 3만여 명이 행진하는데도 행진 참여자들의 안전은 신경도 안 쓰고 어찌나 차량소통만 강조하던지. 도시는 정말 자동차에 점령당해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원

어쩌다 보니 2년 연속 9월 기후정의행진 선두 차량에 탑승하는 역할을 맡았다. 빡세게 행진을 준비했는데, 정작 행진의 장면은 하나도 보지 못했다는 슬픈 이야기. 그저 내 눈 앞에 펼쳐진 뻥 뚫린 테헤란로가 장관이었다…

 

해미

행진을 하다 보면 행진에 함께하지 않는/못하는 이들의 반응이 자연스레 눈에 들어온다. 포착되는 반응 중 어떤 반응에 얼마나 어떻게 신경을 기울여야 할지, 기울일 수 있을지 고민하기도 한다. 더 많은 다양한 이들이 행진에 함께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받쳐줄 체력이 내게 필요하다고 문득 생각해본다.

디요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을 다녀오면서 제주도 곳곳을 알게 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짐도 들어주고, 밥도 주고 잠도 재워주는 한마디로 기획단위가 너무 많은 애를 써주는 행진이 아니었나 싶다. 그래도 그 덕에 잊을 수 없는 행진의 기억을 남겼다.

 

미류

행진 행진 행진 하는 거야. 들국화를 떠올리기만 해도 됐는데 음반 검색까지 하다가 시간을 보냈네. 그러나 비가 내리면 그 비를 맞으며 눈이 내리면 두 팔을 벌릴 거야. 아무리 그래도 내 인생의 행진이라면 부산에서 서울까지 30일을 걸었던 평등길 도보행진을 꼽아야지. 행진 행진 행진 하는 거야.

 

터질 것 같은 답답한 가슴으로 참여했던 집회, 강렬하고 힘찼던 행진에는 모두 여성들이 있었다. '달빛시위'로 불린 밤길되찾기시위에서 하얀 소복을 입고 귀신 분장을 하고 나선 언니들을 따라 밤길을 거침없이 누볐던 기억이 자주 떠오르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