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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검찰 “‘빼앗긴 세월’, 북한 이롭게 한다”

문민정부 첫 ‘이적표현물’, 노태훈 씨에게 2년 구형


김영삼 정부 출범 후 최초로 열린 이적표현물 재판(재판장 안경진 판사, 검사 함귀용, 변호인 천정배‧조용환)에서 노태훈(30세, 유엔세계인권대회를 위한 민간단체 공동대책위원회 간사) 씨에게 징역 2년이 구형되었다.


냉전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힌 검찰논고

6일(수) 서울형사지법에서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제5항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노태훈 씨에 대한 첫 공판에서 서울지검 공안부 함귀용 검사는 이날 논고를 통해 ‘북한이 남한에 대한 사회주의 적화노선을 여전히 포기하지 않은 채 조국평화통일을 내세우고 있는 상태’에서, 노태훈 씨가 소지한 ‘빼앗긴 세월을 되찾기 위하여’는 ‘북한을 이롭게 하는 책자’라고 주장했다.


편법구속 성격 짙어

이에 대해 변호인과 피고인 노태훈 씨는 변론과 최후진술 등을 통해 ‘피고인에게 간첩혐의를 두고 증거도 없이 자백에 의해서 사건을 꿰어 맞추려다가 이에 실패하자 편법으로 구속한 것’이라며, 수사.소추과정에서의 불법성을 지적하고 ‘빼앗긴 세월을 되찾기 위하여’는 이적표현물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노씨는 인권활동가로서 분단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는 장기수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연구용으로 ‘빼앗긴 세월’을 소지한 것이라고 소지 이유를 밝혔다.


‘인권활동 방해의도’

변호인은 이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빼앗긴 세월’을 국가보안법 제7조 1‧5항을 위반한 것으로 기소한 것은 인권활동을 하는 노태훈 씨 개인과 국내 인권운동 단체의 활동을 막으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형사지법 425호 법정에서 열린 노태훈 씨 결심공판은 가족친지, 노태훈 씨가 있는 민족건강회 회원, 민가협 회원 등 60여명 등이 참가한 가운데 2시간에 걸쳐 열렸다.


검찰, ‘변호인 접견내용 보고 받는 듯’

함귀용 검사는 변호인이 피고인과 접견을 통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자백하지 마라는 말을 한적이 있지 않느냐’고 피고인에게 질문하였는데, 변호인은 그런말을 한적도 없거니와 설사 했다하더라도 검사가 그런 질문을 하게 된 것은 ‘변호인이 피고인을 접견하는 내용을 보고받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강력히 반발, 검사에게 석명을 요구하자 검사는 이에 대한 답변을 회피하였다.


인권단체 의견서 제출

92년 장기수들의 ‘사회안전법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지원하기 위해 ‘빼앗긴 세월을 되찾기 위하여’ 1호를 제작한 <민가협>,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모임>, <한교협 인권위>, <천주교 인권위>등 4개 단체는 공동으로 재판부에 ‘빼앗긴 세월’ 1호의 제작경위와 이 책자에 이적성이 없음을 설명하는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선고공판은 10월 20일(수) 오후 2시 425호 법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