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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유서대필사건' 중요 증인 홍성은 씨 기자회견

“강신욱 부장검사 등의 강압과 협박으로 허위진술”

강기훈 씨, 검찰 국감장 증언

그동안 많은 의혹이 제기되었던 ‘유서사건’에 대한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유서대필범’으로 대법원에서 3년 실형이 확정되어 현재 대전교도소에서 복역중인 강기훈 씨가 11일 오후 7시 30분경 서울고검, 서울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나와 자신의 결백과 검찰의 정치적 의도에 따른 조작수사를 폭로하였다.(자세한 증인신문 내용은 추후 속기록이 입수되는 대로 게재할 예정).


장시간 불법조사, 밤샘조사로 정상적인 판단 못 해

이에 앞서 오후 2시에 강수림 민주당의원 등이 긴급발의한 홍성은 씨에 대한 증인채택 요구는 민자당‧국민당 등의 반대로 부결되었다. 증인으로 채택되면 증언을 하러 검찰청 민원실에 대기하고 있던 홍성은 씨는 2시 40분경부터 40여 분간 검찰측의 방해로 기자실이 아닌 1층 민원실 복도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홍씨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엄청난 충격 속에서 도피적이고 은둔적인 삶 속에 파묻혀 버리고자 했던 과거”였다고 그동안의 심정을 토로하면서 “언제가 분명히 할 말은 하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과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그동안 호소하고 싶었던 이 ‘유서대필사건’의 문제점을 직접 경험한 범위에서 공표하고자 한다”며 기자회견을 갖게된 경위를 밝혔다.

이어 홍씨는 ‘제기하고 싶은 문제들’중 하나로 자신의 수첩에 적혀 있던 김기설 씨 이름과 전화번호를 “강기훈이 썼을 것이라는 검찰의 집요한 추궁과 ‘협조하지 않으면 너도 구속시킬 수밖에 없다’는 강신욱 검사의 무서운 협박성 발언에 심신이 몹시 피로했던 상태에서 인정”한 것을 들기도 하였다. 홍씨에 대한 참고인 조사시간은 6시간을 훨씬 초과하는 60시간이 되는 경우도 있는 등 불법적인 조사를 하였다.

홍씨는 또한 검찰이 강기훈 씨 필적도 아닌 것을 자꾸 강기훈 씨 것이라고 하여 유서가 대필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갖게 되었고, 항소심에 증인으로 나가려 하였으나 송명석 검사가 여러 차례 전화로 자신을 찾았으며, 검찰 수사관이 밤늦게 집에 찾아와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다간 후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 법정에 나가지 못한 것 등에 대하여 소상히 밝혔다.


검찰, 파장 막으려 고심, 기자실 등 출입금지

홍성은 씨에 대한 증인신청과 기자회견이 있을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검찰은 현재의 개혁분위기에서 자신들의 무리한 수사가 드러나 파장이 커질 것에 대비해 곳곳에서 지나친 반응을 보이기도 하였다.

홍씨가 검찰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지려 하였으나, 1시 50분경 공안부 검사가 민원실 로비까지 내려와 직원들에게 “오늘만은 민간인을 기자실에 절대로 들여보내지 말라”고 직접 지시하여 홍성은 씨 등은 기자실에 들어가지 못하고 복도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국정감사장은 일반인의 방청이 금지되었으며, 서울 지검장과 공안 2부장은 강기훈 씨 부모에게만 국감장 옆방에서 스피커를 통해 증언내용을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옆방마저도 다른 방청인들은 통제하였다.

강기훈 씨는 증언이 끝난 후 병을 앓아오다 오랜만에 외출을 한 아버지와 검찰청에서 면회를 하기도 하였다.


'강기훈 공대위' 논평 발표

한편 <'유서사건' 강기훈 씨 무죄석방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위원장 함세웅 신부)는 이날 국감과 기자회견에 대한 논평을 발표하였다.

논평에서 공대위는 “홍성은 씨의 결단에 경의를 표시하며, 건강한 삶을 시작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하였다.

이어 이날 검찰과 법사위 일부의원들이 보인 처사에 대하여 “‘유서사건의 진실이 드러나기를 그들이 얼마나 두려워하는지에 대한 방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