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라(시사회를 보고, 감상문 ) : 문성근씨가 서류봉투를 하나 보여줍니다. 이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강기훈 씨 글씨와 김기설 씨 글씨를 복사하여 국내 유명 사설감정소에 감정의뢰를 했다고 합니다. 그쪽의 반응은 그것은 맡기 싫다 였다고 합니다. 이름 있는 감정소 딱 한군데를 빼고는 모두 거절을 했고 할 수 없이 한곳에만 의뢰를 했는데, 결과를 통보 받기로 한 바로 전날 등기속달로 모든 자료가 되돌아왔다고 합니다. 일신상의 이유로 감정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메세지와 함께요.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이미경 : 이제는 판검사의 양심에 맡긴다. 판검사 여러분 한분만이라도 양심선언을 하십시오. 시대의 흐름에 동조하셔야죠? 이런 판결을 내리시고 잠이 오십니까? 밤마다 가위에 눌리시지 마시고 당장에 강기훈 씨를 우리의 품으로 돌려보내 주세요.
김거성 : 김기설 씨 분신 전에도 "유서대필" 수사 김기설 분신 당시 범국민대책위원회 총무국장으로 일했습니다. 김기설 동지의 분신 전날 안동대의 김영균 열사 장례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방문했는데, 안동대 총학생회 및 학생운동 지도부를 경찰이 비밀리 수배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김영균군의 유서를 그들이 '대필'한 혐의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모두 피신한 터라 강기훈 처럼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박상훈 : 본 사건의 피고인인 강기훈 씨든, 사건의 진두지휘를 맡아온 검찰이든, 분명한 것은 하나는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 개인적인 소견입니다만, 후자는 아니길 바랍니다. 전자의 겨우 '불행한 시대에 압박과 암울한 현실 속에서 외롭게 투쟁하던 운동권의 한 사람이 순간적인 감정에 의해 동료의 자살을 방조하였다'라고 해서 형법상의 자살방조죄로 개인적인 처벌로서 끝날 수도 있는 일이겠지만(물론 운동권에 대한 도덕성 자체도 상당한 손상이 있겠지만), 후자라면 그 이후를 상상하는 것마저 불가능한 참담한 나락으로 우리 모두는 빠져들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이러한 이유에서 대한민국의 사법부는 친절하게도 "증거의 채택은 재판부의 고유권한이다"라는 훌륭한 논리로 국민의 정치적 정서와 안정을 위해 어려운 위선을 떠맡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